83분간 '계몽령' 쏟아낸 尹…"전시사변 아니면 모두 내란이냐"(종합)

이세현 기자 서한샘 기자 노선웅 기자 김기성 기자 2025. 4. 1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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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머리 혐의 첫 정식 공판기일 오전 재판에서 42분간 직접 의견을 밝혔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후 재판에서도 약 41분간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윤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에서 총 83분간 직접 발언을 통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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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오후 각 40분 넘게 내란 혐의 강하게 반박
"26년간 검사했는데 어떤 논리로 내란죄인지 모르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

(서울=뉴스1) 이세현 서한샘 노선웅 김기성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정식 공판기일 오전 재판에서 42분간 직접 의견을 밝혔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오후 재판에서도 약 41분간 비상계엄의 정당성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이어갔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대국민 메시지를 위한 계엄이었다며 이른바 '계몽령'을 또다시 들고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첫 공판에서 총 83분간 직접 발언을 통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이날 발언이 길어지자, 재판부가 몇 번 중재에 나섰으나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나 변호인 발언을 끊고 주장을 이어가는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발언에 나섰다.

"계엄 선포하면 다 내란이냐"…목소리 높인 尹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실시에 대한 판단은 대통령이 전권을 갖는다"며 "대통령은 어느 장관이나 일반 국민보다도 수백 배, 수천 배 외교·안보·국정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기 대한 판단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걸 통제하려면 국회가 사법 통제로서 계엄 해제 결의를 했을 때에 대통령이 그걸 즉각 수용해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라며 "계엄을 선포하게 되면 그게 전부 내란이란 말이냐"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을 방송으로 전 국민, 전 세계에 공고해 놓고 국회가 이제 그만두라 해서 당장 그만두는 그런 몇 시간짜리 내란이란 게 도대체 인류 역사상 있는 건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과 국방장관 사이의 대국민 메세지 계엄으로 장관은 통상의 전시 사변, 또는 중요한 테러사태와 같은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평소 이런걸 연습한다"며 "과거와 같은 쿠데타성 계엄은 아니지만 필요해서 군에서도 하는 계엄 훈련 같은 게 있지 않겠냐"고 당위성을 강조했다.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4일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1심 첫 공판을 열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체포 지시, 선관위 강제수사도 반박

윤 전 대통령은 체포 지시나 계엄군의 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등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과의 통화에 대해 "국정원에다 지시할 일이 있으면 기관장인 (국정)원장을 통해 하지, 1·2·3차장과는 통화하는 법이 없다"며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서 (조태용) 국정원장이 국내에 없는 줄 알고 일단 국정원 1차장한테 전화 연결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방첩사를 좀 도와줘라', '간첩 수사 잘할 수 있게 도와줘라'라는 얘기는 1차장의 관할 사무가 아니지만 (홍 전 차장과 방첩사령관이) 육사 선·후배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 것"이라며 "홍 전 차장에게 '누굴 체포하라' 또는 '방첩 사령관을 통해 누굴 체포하라'고 얘기했다는 건 전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엄군 진입이 영장주의에 위반되는 수사도 아니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관이 들어갔다고 하면 이건 수사고 뭐고, 영장주의를 운운할 수 있겠지만 이건 기본적으로 서버와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라고 들여보낸 것"이라며 "이건 엄연히 수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계엄포고령은 현실적 조치가 아닌 하나의 규범"이라고 주장했다. 또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회에 투입된 경찰력만으로 봉쇄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한 '난센스'라고도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저 역시도 26년간 검사 생활을 하면서 참 치열하게 공직생활 해왔다"며 "제가 공소장, 또 구속됐을 때의 영장을 보니까 26년간 정말 많은 사람을 구속하고 기소한 저로서도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뭐를 주장하는 건지 이게 왜 어떤 로직에 의해 내란죄가 된단 건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며 수사기관을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 등이 없었는데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현직 대통령 최초로 구속 기소 됐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형사 재판부터는 자연인 신분으로 임하게 됐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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