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위에 쌓인 눈… 심상치 않은 4월 이상기후

엄형준 2025. 4. 1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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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무더위가 휩쓸고 간 한반도에 올해도 기상 이변 가능성이 감지된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서울엔 최대 0.6㎝의 눈이 쌓였다.

벚꽃 위에 눈이 쌓이는 희한한 날씨 속에 강풍까지 불며 강원도에선 일부 지역의 농작물이 못쓰게 됐고, 승용차가 고립됐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 이래 4월에 눈이 내린 건 총 3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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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만에 일 최심 적설… 4월 중순 눈 처음 아니나 이례적
기상 이변 속출… 올해 가장 더운 여름 기록 세울 가능성
베이징 3월 첫 30도 기록… 작년 지구온도 1.5도 초과 상승

지난해 무더위가 휩쓸고 간 한반도에 올해도 기상 이변 가능성이 감지된다. 13일엔 전국적으로 강풍이 불었고, 강원도는 물론 서울에도 때아닌 눈이 내렸다. 당일 서울 일 최심(가장 높게 쌓였을 때) 적설량은 0.6㎝로 1931년 4월6일 2.3㎝ 이후 94년 만에 최대치다.

14일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벚나무에 밤새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있다. 경남 함양군 제공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서울엔 최대 0.6㎝의 눈이 쌓였다. 제천은 1.7㎝, 동두천은 1.6㎝고 천안도 1.2㎝를 기록했다. 밤새 눈이 내리며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철원 임남 11.2cm, 화천상서 11cm, 양구 방산 4.4cm, 평창 봉평 4.3cm, 홍천 서석 4cm, 횡성 둔내 2.9cm, 춘천 부다리고개 2.2cm, 원주 치악산 1.1cm, 인제 신남 0.3cm의 눈이 왔다. 고지대에도 많은 눈이 내려 정선 사북 10.3cm, 진부령 6.5cm, 구룡령 6.2cm, 미시령터널 5.7cm, 조침령 4cm 등의 적설량을 보였다. 전북 무주 덕유산 설천봉에도 12cm의 눈이 왔다. 벚꽃이 만개한 경남 함양에도 눈이 내렸다.

벚꽃 위에 눈이 쌓이는 희한한 날씨 속에 강풍까지 불며 강원도에선 일부 지역의 농작물이 못쓰게 됐고, 승용차가 고립됐다. 전국 곳곳에서 나무가 꺾이거나 펜스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서울 시내에 강풍을 동반한 우박이 내린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에서 시민이 쓴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뉴시스
 
기상청은 강원 영동과 충북 남부, 전라 동부, 경상권, 제주에 15일 새벽까지 눈이나 비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에서 4월 중순에 눈이 내린 게 처음은 아니지만 이례적이긴 하다. 서울에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7년 10월 이래 4월에 눈이 내린 건 총 35일이다. 가장 늦은 눈 기록은 2020년 4월22일로 진눈깨비가 내렸다. 일 최심 적설 기록은 1931년 4월6일의 2.3cm이고 이번이 두 번째로 많다. 3위는 1943년 4월8일의 0.5cm, 4위는 1937년 4월4일 0.5cm다. 기상 기록은 같을 경우 최근 기록의 순위가 높다.

찾아올 여름은 무더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올여름 기온이 평년(23.4∼24도)보다 높을 확률을 60%로 봤다. 강수량은 평년(622.7∼790.5㎜)과 비슷하거나 많을 확률이 각각 40%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기온은 2020년대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역대 5위 안에 드는 연평균 최고 기온 중 3개가 2020년 이후다. 연평균 기온이 가장 높았던 건 지난해로 14.5도를 기록했고, 2위는 2023년으로 13.7도다. 3위는 2015년 13.4도, 4위는 2021년 13.3도, 5위는 2019년 13.3도다.

지난해엔 9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져 마지막 날인 30일 서울 수은주가 28.5도까지 치솟았고, 대전 27.9도, 대구 28.8도, 부산 29.3도를 나타냈다. 지난해 여름철 평균기온은 26.5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다. 올해는 지난해를 넘어서는 더위 기록이 세워질지 주목된다.

불볕더위는 비단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중국 베이징은 올해 3월 66년 만에 가장 빨리 수은주가 30도까지 올랐다. 베이징에서 3월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건 1959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해 지구 평균 온도는 1.55도 상승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연평균 온도가 1.5도를 초과해 오른 건 처음이다.

엄형준 선임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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