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배치기' 사건의 재구성…파울? 타임? 중요하지 않다, 오해는 볼데드 뒤에 벌어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1990년대 야구에서나 볼 수 있었던 감독의 '배치기'가 2025년에 나왔다. 그런데 감독의 격분에 앞서 심판은 모두 할 일을 했다. 오해가 있을 수는 있어도 볼데드 상황에서 나온 해프닝으로, LG가 플레이에서 손해를 본 일은 없다.
LG 구단 측 설명에 따르면 염경엽 감독이 처음 항의를 시작한 것은 심판의 동작 때문이었지만 감정이 격해진 이유는 심판의 말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당사자가 아닌 이상 밖에서 본 것으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가 된다.
염경엽 감독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5회말 퇴장당했다. 퇴장에 그치지 않고 심판에게 물리적인 접촉을 시도했다.
염경엽 감독이 항의하게 된 배경은 1사 1루에서 이주헌의 3루수 땅볼이었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두산 3루수 강승호가 글러브에 담았는데, 공이 글러브에 맞고 떨어졌다. 1루에 있던 문성주는 일찌감치 귀루했고 이주헌도 1루에 도착했다. 두산은 후속 플레이로 2루에서 문성주를 포스아웃시켰다. 이주헌은 1루에 남아야 했다.
여기서 잠시 이주헌과 문성주, 두산 1루수 양석환이 모여 혼란스러워 하는 일이 있었다. 양석환은 일단 두 명을 모두 태그해 만에 하나를 대비했다. 이주헌이 1루에 남아야 했는데, 이주헌도 문성주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누가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눈치를 보는 분위기가 됐다.
이 과정에서 이주헌이 1루심 이영재 심판의 동작을 파울로 받아들여 타석으로 돌아가는 일도 있었다. 이후 이승엽 감독이 '걸어나와' 상황을 한 차례 확인하고 돌아갔고, 이어서 염경엽 감독이 '자리를 박차고' 항의하기 시작했다.
다시 상황을 돌려보면 김갑수 3루심은 명확하게 페어를 선언했다.
두산 3루수 강승호는 공을 주워들고 2루에 공을 던져 1루주자를 잡았다. 그리고 잠시 공이 2루에 멈췄다.
이를 지켜본 권영철 2루심이 타임을 선언했다. 볼데드 상황이 됐다.
볼데드가 된 가운데 1루에서 문성주와 이주헌이 우왕좌왕하자 1루로 공이 넘어왔다.
이후 이주헌이 타석으로 돌아가자 심판들이 상황을 정리했다. 볼데드를 강조하면서 주자의 위치를 잡았다.
염경엽 감독의 항의가 시작됐다.
경기 후 2루심을 맡았던 권영철 심판은 "(2루에서)포스아웃이 되고 난 뒤에 1루를 쳐다봤다. 플레이를 1루에서 끝까지 하는지 안 하는지. 플레이가 멈춰져야 타임을 걸 수 있다. 그래서 보고 있었다. 그때 스톱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이 판단에 잘못된 점은 없었다. 두산은 2루에서 아웃 판정을 받고 플레이를 멈췄다. 이때 이주헌은 이미 1루를 밟은 뒤였다. 그리고 권영철 심판의 타임 선언이 나온다.
여기서 상황은 끝났다. 이후 이주헌이 1루심이었던 이영재 심판의 동작을 보고 '파울'로 오해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타석으로 돌아갈 이유가 없다.
이 제스처가 혼란을 불러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경기에 영향을 끼칠 수가 없었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봐도 이미 볼데드 상황이었고, 여기서 LG가 손해를 본 일은 없다. 살아야 할 주자가 아웃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 파울이라 이주헌이 타석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 역시 아니다.
대기심이었던 최수원 심판은 "염경엽 감독이 조금 오해를 한 것 같다"며 "심판들이 판단을 해서 플레이를 종료시킨 것이다. 상황이 다 종료되고 타임을 선언한 것이지, 플레이가 진행되는 도중에 말한 것이 아니다. 3루심은 파울을 선언한 적이 없다. 페어라고 했다. 2루에서(1루주자 문성주의 아웃으로)플레이가 끝나고, 야수들이 가만히 있는 상태에서 (해당 상황이)종료가 됐다. 그때 두산 측에서 1루로 공을 던졌는데 그때 1루주자는 이미 아웃이 된 뒤였다. (볼데드라)병살 플레이가 이뤄질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LG 측 주장을 들어보면 염경엽 감독을 격분하게 만든 요인은 심판의 말이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염경엽 감독은 우선 타임과 파울 동작이 불분명했다는 점에 항의를 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이영재 심판으로부터 '인플레이 상황에서 타임을 선언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격분했다고 한다.
최수원 심판은 "어필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다. 심판들 입장에서는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계속 자기 주관만 얘기하다 욕설을 해서 퇴장 명령이 나왔다"며 "플레이 도중에 타임을 건 적이 없다. 처음 듣는 얘기다. 기본적인 상식이다. (1루주자가 아웃된 뒤에 볼데드가 됐는데)공격 쪽에서 어떤 플레이를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상만으로는 염경엽 감독의 말을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염경엽 감독과 심판진의 대화가 음성으로 확인되지 않는 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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