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보니 짠하고 울컥"…'극대노' 염갈량 심판 배치기→충격 욕설 퇴장, 선수단 각성 이끌었다 [잠실 인터뷰]

김근한 기자 2025. 4. 12.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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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잘 풀리지 않던 경기였지만, 염갈량의 퇴장 이슈로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염경엽 감독의 퇴장 상황에 선수단이 각성했다고 밝혔다. 박동원은 7회 말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으로 올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을 치러 5-2로 승리했다. 최근 2연승을 달린 LG는 시즌 13승 2패로 리그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이날 LG는 신민재(2루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문성주(지명타자)-송찬의(우익수)-이주헌(포수)-박해민(중견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과 상대했다. LG 선발 투수는 송승기였다.

LG는 2회 말 1사 뒤 오지환이 상대 선발 투수 최원준의 3구째 포크볼을 통타해 비거리 104m짜리 좌월 선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LG는 3회 초 1사 2, 3루 위기에서 케이브에게 중견수 방면 희생 뜬공을 내준 뒤 5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박준영에게 역전 1타점 적시 3루타를 맞아 1-2 역전을 내줬다.

잘 풀리지 않는 흐름 속에서 염경엽 감독 퇴장 상황이 5회 말 나왔다. LG는 5회 말 1사 1루 사오항에서 이주헌이 3루수 방면 날카로운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다이빙 캐치를 시도한 3루수 강승호의 글러브에 맞고 땅에 떨어졌다. 강승호는 2루로 공을 던져 포스 아웃을 이끌었다. 

이후 1루에서 다소 복잡한 상황이 펼쳐졌다. 직선타 상황일 가능성을 고려해 두산 야수진이 태그 아웃을 끝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앞서 볼 데드를 선언하면서 상황을 종료했다. 이주헌이 다시 타석으로 들어서는 듯하다가 심판진의 아웃 선언으로 1사 1루 상황으로 유지됐다.

그 순간 염경엽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거세게 항의했다. 염 감독은 거세게 항의하다가 한 심판원을 향해 배치기를 하는 물리적인 충돌도 감행했다. 그리고 심판진은 염 감독에 대한 퇴장을 선언했다. 심판이 설명한 퇴장 사유는 욕설이었다. 

LG 구단 관계자는 "염경엽 감독님이 당시 타구 상황에서 3루심이 페어 선언을 먼저 한 뒤 파울 제스처를 했다고 봤다. 이를 말하자 심판이 타임 제스처라고 해서 인플레이 상황에서 타임을 해도 되는 건지 물어봤는데 타임을 할 수 있다고 답해 이해가 안 갔다"라고 항의 배경을 밝혔다. 이에 현장 심판 관계자는 경기 뒤 "3루심이 페어 선언한 뒤 인플레이 상황에서 타임 선언을 한 적은 전혀 없다. 2루 포스 아웃 뒤 모든 인플레이가 끝났다고 판단하고 2루심이 먼저 타임 선언을 했다. 병살 플레이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염경엽 감독이 무언가 오해한 듯싶다. 심판진 설명을 전혀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배치기와 욕설을 해 퇴장 조치했다"라고 반박했다. 

염 감독 부재 상황에서 LG는 7회 말 박동원의 역전 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중반 교체 출전한 박동원은 바뀐 투수 최지강의 초구 132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비거리 120m짜리 좌월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8회 말엔 오스틴의 추가 적시 2루타가 터져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박동원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가 안 좋았는데 선수단이 다함께 극복해 승리의 기쁨이 2배로 느껴진다. 홈런을 치고 나도 모르게 손이 들리더라. 아무래도 앞선 타자한테 변화구만 연속으로 던지길래 비슷한 스타일인 나에게도 변화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해 노리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염 감독의 퇴장 뒤 LG 선수단은 집합해 역전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다졌다. 박동원은 "중간에 (박)해민이 형이 선수들을 모아서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감독님이 우리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셨으니 오늘 경기만큼은 꼭 이기자고 강하게 말했다"며 "감독님이 퇴장 당하는 걸 보면서 조금 마음이 짠했다. 울컥하는 감정도 있었다. 화를 잘 안 내시는 스타일인데 오늘 선수들을 위해 희생하신 듯싶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LG는 투·타에서 모두 강력한 전력을 선보이면서 압도적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동원은 "누구 한 명이 못 쳐도 티가 안 날 정도로 다들 잘 치고 있다. 누구 한 명이 중요한 순간 못 치고 지면 데미지가 있는데 그런 경기가 없으니까 다들 편하게 잘 칠 수 있는 듯싶다"며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투수와 타자가 시작부터 좋은 흐름을 보이는 건 처음인 듯싶다. 투·타 완벽한 팀이 쉽지 않은데 올 시즌 우리 팀은 거기에 가깝게 다가가는 느낌"이라고 힘줘 말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LG 트윈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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