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승리” vs “탄핵은 사기”…尹 파면 후 첫 주말 대규모 집회

서지원 기자 2025. 4. 5. 17: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튿날인 5일, 서울 도심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하는 집회와 반발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탄핵 찬성 측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외쳤고,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대통령 탄핵은 사기'라고 항의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집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사죄 인사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꾸준히 관저 앞을 지켜온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종적을 감췄고, 집회 또한 열리지 않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튿날인 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자유통일당 등 보수단체 회원들(왼쪽), 민주노총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이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와 탄핵을 축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4.05. 뉴시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튿날인 5일, 서울 도심에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환영하는 집회와 반발하는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탄핵 찬성 측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외쳤고,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대통령 탄핵은 사기’라고 항의했다.

이날 탄핵 찬성 측은 서울 도심에서 헌재의 탄핵 인용 소식을 자축하는 집회를 벌였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비상행동(비상행동)은 서울 종로구 경복궁 동십자각 일대에서 ‘승리의 날 범시민 대행진’을 개최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집회 참여자 10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여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라는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환호했다. 참가자들은 응원봉을 들고 춤을 추며 기쁨을 표출했다. 탬버린을 가져온 참가자도 있었다. 무대에 오른 한 연사는 “어제 ‘파면’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을 터뜨렸다”며 “이 기쁜 날 여러분과 함께함에 감사하다”며 울먹거렸다.

민주노총과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등이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이튿날인 5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사회대개혁 집회 및 승리대회를 열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같은 시간 촛불행동 또한 ‘내란세력 완전 청산’ ‘민주정부 건설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숭례문 로터리 인근에서 500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 규모의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러분이 애국자다. 여러분이 안 계셨다면 이뤄낼 수 없는 승리였다”고 말하자 참가자 일동은 환호했다. 집회 주최 측은 ‘파면 축하 떡볶이’를 준비해 집회 참여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광화문 광장에 집결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는 동화면세점 앞에서 ‘국민저항권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탄핵 무효’ ‘사기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결집했다. 이들은 우비를 입고 ‘국민 저항권 발동’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헌재의 결정을 비판했다. 앞서 전 목사 측은 4일 헌재 선고 직후 “부당한 판결에 맞서 시민불복종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헌재 재판관들을 비난했다. 집회 무대에 오른 한 연사가 헌재 재판관들에 대해 “법관 이전에 인간이 먼저 돼야 했다”며 “죽을 때까지 저주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자 집회 참여자들이 함성을 질렀다. 전광판에는 “이재명, 한동훈과 헌재 8적은 대대손손 천멸자손”이라는 문구가 표시됐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가운데 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자유통일당 등 회원들이 탄핵 무효를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날 오후 3시 20분경 무대에 등장한 전 목사는 “헌재의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헌재의 권위보다 국민저항권의 권위가 더 높다. 앞으로 헌재는 국민저항권으로 해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집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사죄 인사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4시 기준 1만 8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서울 광화문 외 지역에서는 비교적 침울한 분위기가 지속됐다.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는 한산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꾸준히 관저 앞을 지켜온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종적을 감췄고, 집회 또한 열리지 않았다. 전날 집회에 사용된 전광판 트럭만이 전원이 꺼진 채 길 변에 주차되어 있을 뿐이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 온 세이브코리아 측 또한 헌재의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며 5일 여의도에서 예정된 집회를 취소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