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주변 ‘진공 구역’ 100m→150m 확대… 선고 당일 경찰특공대 배치

전남혁 기자 2025. 4. 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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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4일)에 발생할 폭력 사태를 대비해 헌법재판소 주변 통제 구역을 반경 100m에서 150m로 늘렸다.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경찰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의 일명 '진공상태' 구역을 기존 반경 100m에서 150m로 확대했다.

선고 당일 헌재 내부에는 경찰특공대 20∼30명이 대기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헌재와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의 학교, 유치원 등 13곳과 경복궁역 주변 학교 3곳도 선고 당일 휴업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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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탄핵 선고 D-1]
헌재-관저 주변 학교-유치원 휴교… 불안 커진 상인들 “물건 미리 치워”
경찰 “구속수사” 캡사이신 사용 검토… 서울시, 현장 인력 최대 2400명 투입
헌재 인근 주유소도 영업 중단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일대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2일 헌재 근처 한 주유소에 경찰 펜스가 설치됐고 경찰이 경계를 서고 있다. 이 주유소는 불상사를 대비해 이날부터 미리 영업을 중단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4일)에 발생할 폭력 사태를 대비해 헌법재판소 주변 통제 구역을 반경 100m에서 150m로 늘렸다. 헌재 주변 상인들은 가게 물건을 미리 치우며 불안감을 나타냈고, 정독도서관도 임시 휴관에 들어간다.

선고를 이틀 앞둔 2일 경찰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의 일명 ‘진공상태’ 구역을 기존 반경 100m에서 150m로 확대했다. 경찰버스 160여 대와 차벽트럭 20여 대, 그 외 승합차 등 차량 200여 대를 동원해 헌재 주변을 틀어막았다. 이날부터 헌재 주변에는 차량 통행, 집회가 금지됐고 일반 시민들만 인도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 헌재 주변의 따릉이, 공유 개인형 이동장치(PM), 길거리 쓰레기통은 모두 안국, 광화문, 여의도 등 주요 집회 지역 밖으로 옮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고 당일에는 (진공상태 구역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고 당일 헌재 내부에는 경찰특공대 20∼30명이 대기한다. 경찰기동대 인력으로 대응이 어려운 테러나 드론 공격 등이 발생하면 특공대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특공대는 인명 구조, 폭발물 탐색 등에 전문화돼 있다.

경찰은 외교 시설, 언론사, 대통령 집무실, 국회 등에도 차벽과 경찰을 배치한다. 캡사이신, 경찰봉 사용도 적극 검토 중이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일 탄핵선고일 대비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시설 파괴, 재판관 신변 위협 등을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겠다. 현행범 체포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선고 전날(3일)부터 5일까지 하루 최대 2400여 명의 현장 인력을 인파 관리에 투입한다. 헌재와 가장 가까운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은 2일부터 이미 1∼4번 출입구가 폐쇄됐고, 선고 당일에는 모든 출입구를 하루 종일 폐쇄하며 열차는 무정차 통과한다. 3∼5일 집회 장소 주변의 따릉이 대여소 71곳도 이용이 전면 중지된다.

헌재 주변 정독도서관도 4일 임시 휴관에 들어간다. 경복궁역과 가까운 청운중은 3, 4일 단축 수업을 실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헌재와 용산구 한남동 관저 인근의 학교, 유치원 등 13곳과 경복궁역 주변 학교 3곳도 선고 당일 휴업한다고 밝혔다. 시위 현장에서 부상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서울대병원은 관련 인력을 배치했고, 강북삼성병원은 외과, 정형외과, 내과 등 의료진으로 비상 대기 인력을 구성했다.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헌재 인근 상인들의 불안은 커지는 모양새다. 경찰 차벽이 도로를 둘러싼 가운데 주변 가게들은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시위대가 격렬해질 상황에 대비해 미리 가게 앞의 벽돌이나 빈 술병 등을 치우는 상인들도 많았다. 헌재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잡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48)는 “집회가 시작된 뒤 매출이 80% 줄었다. 점점 격화되는 것 같아 선고 이후 한동안 가게 문을 닫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직장인들도 불편을 호소했다.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안국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최모 씨(54)는 “아침부터 집회가 있다고 해서 평소보다 20분 빨리 나왔다. 선고 당일에는 역도 다 폐쇄한다는데 집회로 도로가 다 막힌다면 출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김민지 기자 min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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