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띄우자 고래가 무더기…3698마리 포착

동해에서 향고래도 처음 발견
전국 바다 훑자 고래 8종 분포

항공 목시조사 중 동해 해역에서 발견된 참돌고래 무리. 수면 위를 이동하며 집단 서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해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항공기를 활용한 고래 조사(항공 목시조사)를 시행한 결과 총 8종, 3698마리의 고래류가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우리나라 전 해역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 목시조사는 고래 개체 수와 서식지 분포를 더욱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고래연구소가 수행하는 방식으로, 수심이나 해안선 등의 제약 없이 넓은 해역을 관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는 조사 범위를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기에서 촬영된 서해 해역의 상괭이 무리. 수면 가까이에서 유영하며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고래류는 참돌고래로, 동해에서 2362마리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해에서는 상괭이 905마리, 남해에서는 128마리가 각각 발견됐다. 이 밖에도 동해 연안에서는 참돌고래가, 먼바다에서는 큰머리돌고래가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해에서 처음 실행된 조사에서는 큰머리돌고래 207마리와 향고래 2마리가 발견돼, 항공 조사가 깊은 바다에서도 효과적인 조사 방식임을 보여줬다. 상괭이는 서해와 남해 연안 전역에 걸쳐 고르게 분포했고, 특히 번식기인 봄철에는 서해 전역에서 광범위한 서식이 확인됐다.

해역별로는 △동해에서 참돌고래, 큰머리돌고래, 향고래, 밍크고래, 상괭이 △서해에서 상괭이, 밍크고래, 큰돌고래 △남해에서는 상괭이, 남방큰돌고래, 흑범고래, 큰머리돌고래 등이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올해 항공 목시조사에서 해역을 이어도 인근 방공식별구역까지 확대하고, 고화질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래 식별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대규모 항공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고래 분포와 개체군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며 “AI 등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해 고래류 보존과 생태 연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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