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 15년만에 소극장 문 닫는다 “아들 매니지먼트 한다면 말릴 것”(가오형 라이프)

박아름 2025. 4. 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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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오형 라이프
사진=가오형 라이프

[뉴스엔 박아름 기자]

윤형빈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소극장 문을 닫는 심경을 털어놨다.

4월 1일 로드FC 정문홍 회장의 개인 유튜브 채널 '가오형 라이프'에는 "윤형빈 15년 운영한 소극장 눈물의 폐업, 하지만 축하합니다"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날 정문홍 회장은 응원차 15년 만에 문을 닫는 윤형빈 소극장을 찾았다. 서울 홍대에 위치한 윤형빈 소극장은 지난 3월 30일 마지막 공연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윤형빈 소극장은 2010년 부산에서 시작해 2015년 서울 마포구 홍대로 확장했다. 개그맨 윤형빈이 직접 설립하고 운영한 이 공간은 지난 15년간 국내 코미디 공연의 중심지였다.

현재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활약 중인 신윤승, 조수연, 박민성을 비롯해 개그맨 정찬민, 신규진, 김해준, 최지용, 박세미,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 김두현, 최지명, 이유미, 개그 아이돌 코쿤, tvN '코미디빅리그' 출신 나보람, 박경호, 최우선 등이 윤형빈 소극장 출신이다.

그곳에서 만난 윤형빈은 공연장에 머물던 후배들 근황에 대해 "일단 감사하게도 거의 대부분이 개그맨이 돼 출연료도 받고 행사도 이제 갈 수 있고 그러니까 내가 부담이 없달까? 안 그러면 애들 때문에라도 못 닫는데 지금 거의 한 80% 이상 다 개그맨이 됐다"고 전했다.

윤형빈 소극장에서 티켓을 많이 팔기도 하고 많이 까먹기도 했다는 윤형빈은 "다 제가 페인트칠 다하고 무대도 세우고 막 그랬던, 손때가 묻어있다. 돈을 아낄 수 있는 데는 최대한 아껴서 만들었다"며 윤형빈 소극장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윤형빈 소극장에서의 마지막 날을 맞이한 기분을 묻자 "괜찮은데 그게 자신이 없다. 저녁 7시가 마지막 공연 시간이니까 그때 울 것 같다. 그때 안 울 수 있을까? 그건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윤형빈보다 더 속상해 한 정문홍 회장은 "'너네 선배들은 뭐하냐'고 했다. 데뷔 못한 후배들이 40~50명씩 있었다. 대기실 2평 저 뒤에 막 모여가지고 열악한 데서 그 애들을 다 먹여살렸다. 결국 지금 또 '개그콘서트' 부활해서 거의 대부분이 다 들어갔다. 대단하다. 후배들 개그맨 만들어주고 본인이 에너지가 다 떨어지까 소극장 문을 닫는 것이다"며 윤형빈을 격려했다.

윤형빈은 "이런 얘기는 처음하는데 그런 것도 있다. 개그맨이 거의 대부분 됐다. 근데 개그맨이 됐으면 공연장의 힘이 더 좋아져야 되는데 사실 개그맨이 되면 우리 공연장은 더 힘이 없다. 그랬던 시기도 있었다. 초창기엔 이 친구들을 이용해 이 사업을 키워서 막 해야 되겠단 생각도 있었던 것 같은데 한 중반 정도 지나고 나서는 '아 이건 그렇게 될 수 없구나. 이 친구들을 밀어주자' 이렇게 바뀌는 거다"고 고백했다.

이에 정문홍 회장은 "책임감으로 15년 왔는데 이제 본인 인생 살아야지. 다른 거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지. 네가 무슨 개그계 대부도 아니고"라고 충고했고, 윤형빈은 "30대는 온전히 다 공연장에 바쳤고 40대 중반까지 했더라. 이렇게 빨리 지나왔는지도 몰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윤형빈은 "재밌었다. 또 나름 의미가 있었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윤형빈은 "처음엔 대부분이 잠만 재워주십시오 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근데 내가 배운 건 만약에 이걸 사업을 할거면 독하게 했어야 했고 그게 아니면 정말 그냥 좋은 마음으로 뭐 잘돼서 떠나는 것에 대한 너그러운 마음을, 진짜 선생님 같은 마음을 가져야 되는구나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윤형빈은 "독하게 하는 사람이 개그계에 나타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개그 시장을 크게 만들 수 있는데"라며 "내가 늘 하는 얘기가 있다. 내 아들이 개그맨을 하겠다 그러면 하라고 할 거다. 너가 돈을 못 벌면 연습생이라도 하라고 할 것 같다. 근데 만약 매니지먼트를 한다 그러면 몽둥이를 들고 말릴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윤형빈은 "난 개그계를 떠나기에 홀가분한 상황이다. 후배들이 그래도 많이 데뷔를 해서 먹고 살 수 있으니 홀가분한데 한켠으로는 이제 글로벌화 시대이고 기업 비즈니스가 엔터를 좌우하는 시대인데 개그계는 여전히 개별이다. 그럼 이게 과연 얼마나 버틸까라는 걱정도 있다. 사실 내가 걱정할 건 아니지만"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윤형빈은 "난 앞으로가 기대도 되고 잘 놀았다. 내가 처음 공연을 시작한 이유가 그거였다. 신나는 일이 없어서 공연할 때 너무 재밌었는데, 그럼 공연장을 세워서 공연을 맘껏 해보자. 그래서 시작했고 공연장에서 웃기는 게 제일 좋아서 시작했다"며 "내가 주말 없이 지낸 게 15년이다. 주말이 제일 바빴다. 그래서 4월엔 주말에 가족이랑 시간을 보내는 것, 그걸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윤형빈 소극장을 떠나게 된 윤형빈은 6월 28일 종합격투기 은퇴전을 앞두고 준비 중이다. 윤형빈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되는 굽네 ROAD FC 073에서 ‘200만 유튜버’ 밴쯔와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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