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21. 태백산 문수봉

최동열 2025. 4. 1.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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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영산'으로 통하는 산이 있습니다.

천제단 행(行) 최단 거리 코스인 유일사 코스와 당골 광장 코스, 또 문수봉 코스 등입니다.

그 가운데 필자가 가장 즐기는 코스는 당골광장에서 문수봉으로 직행하는 행로입니다.

태백산 등산이 완성되는 곳, 문수봉은 그렇게 벅찬 곳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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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 문수봉의 설경

‘민족의 영산’으로 통하는 산이 있습니다. 국립공원 태백산입니다. 누구나 그 존재를 아는 이름난 ‘명산’이죠. 그러나 ‘영산(靈山)’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예로부터 천제를 올리던 신령스러운 산이기 때문입니다. 신라시대에는 삼산오악(三山五岳) 중 북악(北岳)으로 칭하며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산에 깃들어 있는 범상치 않은 역사의 무게가 ‘영산’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손색이 없습니다.

태백산 정상에는 유명세를 더하는 명소 터가 여러 곳 있습니다. 최고봉인 장군봉(해발 1567m)에서부터 가장 신령스러운 곳인 천제단(1561m)과 문수봉, 부쇠봉(1546m) 등등입니다. 등산로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천제단 행(行) 최단 거리 코스인 유일사 코스와 당골 광장 코스, 또 문수봉 코스 등입니다.

그 가운데 필자가 가장 즐기는 코스는 당골광장에서 문수봉으로 직행하는 행로입니다. 이동 거리는 편도 4.3㎞, 대략 10리 거리이죠.문수봉(1517m)은 가장 큰 매력은 정상의 조망미입니다. 오르는 길은 별 감흥 없이 밋밋하지만, 꼭대기에 서면 환호성이 절로 터집니다. 태백산 주 능선은 물론 저 멀리 함백산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산정(山頂)의 모양새도 특이합니다. 일일이 셀 수 없는 수많은 바윗돌이 정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태백산이라는 큰 이름 아래 같은 산맥을 타고 솟아있되, 천제단이나 장군봉과는 품새가 완연히 다릅니다. 바윗돌 정상에 돌탑이 빠지면 서운하겠죠. 정상의 거대한 돌탑은 문수봉의 상징입니다. 몸서리치게 추운 날, 고산의 눈밭에 의연하게 서 있는 돌탑은 경외감이 들 정도로 신비합니다. 마치 설산에서 고행하는 묵언 수행자를 만난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문수봉 정상은 다분히 이국적이고, 마치 히말라야 고산에 와 있다는 야릇한 느낌도 줍니다. 눈 돌리는 사방으로 고산준령의 웅장한 산그리메가 춤추듯 다가서는 원경도 일품입니다. 등산객들이 쉬이 자리를 뜨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체류하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문수봉에서 천제단까지는 3㎞ 능선으로 이어집니다. 문수봉∼천제단 능선을 타게 된다면, 천제단 수백m 앞에서 만나게 되는 주목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나무의 왕으로 통하는 주목이 널려있는 곳이 태백산 정상부이지만, 이 주목은 그 기상이 단연 군계일학입니다.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는 주목의 당당한 기품을 직접 목도하는 것은 민족의 영산을 오르는 힘겨운 수고를 감내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의 특권이라고 할 만합니다.

태백산 등산이 완성되는 곳, 문수봉은 그렇게 벅찬 곳이라고 감히 단언합니다.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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