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달래기’ 나선 이재명 “우주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 짊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지연하는 헌법재판소를 향해 “우주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라며 격려하는 발언을 내놨다. 이 대표는 “국민이 헌재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줄 것이라는 확고한 기대와 열망의 표현일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헌재의 대통령 탄핵 최종선고가 늦어지면서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헌재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관 여러분도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차대한 국면에서 우주의 무게만큼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불면의 밤을 보내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계실 것”이라며 “온 국민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켜보는 가운데, 주 2회씩의 강행군으로 13차례에 이르는 변론준비기일과 변론기일을 진행하며 이 사건 탄핵사건 심리를 이끌어 오신 노고가 얼마나 컸는가”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최종결론 선고가 많이 늦어지는 데는 필히 그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 사정을 알지 못하는 국민으로서는 불안감과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라며 “기다림에 지친 국민이 나서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장 신뢰높은 헌법기관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줄 것이라는 확고한 기대와 열망의 표현 아니겠나”라고 적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이 사건 심리 초기에 언명했던 것처럼, 국정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판단이 긴요하다”며 “국민 모두의 재판소, 국민 모두의 재판관께서 국민 모두를 위한 현명한 결정을 신속하게 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이날 발언은 헌재를 향한 당의 비판 수위를 조절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를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은 삼가왔으나 최근 탄핵 심판 결정이 크게 지연되며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박찬대 원내대표 등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헌법재판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경고성 발언을 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선 “나라를 파멸로 이끌 결정을 내린다면, 신(新)을사오적으로 역사에 오명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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