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세리머니? 도덕적으로 옳지 않아"…박창현 감독 아쉬움 표출 [현장인터뷰]

김환 기자 2025. 3.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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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도덕적으로 옳지 않았다."

박창현 감독이 정승원이 동점골을 터트린 이후 펼친 도발적인 세리머니에 대한 의견을 내놓았다.

박창현 감독이 이끄는 대구FC는 29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승점을 얻지 못한 대구는 승점 7점(2승1무3패)을 유지, 리그 5위에 머물렀다. 더불어 대전하나시티즌전, FC안양전에 이어 3연패에 빠졌다.

이날 대구는 전반전 추가시간 린가드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으나, 후반전 요시노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후반 막바지에는 정치인의 역전골까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경기는 순식간에 뒤집혔다. 후반전 추가시간 대구 출신 정승원에게 동점골을 실점했고, 이어 문선민에게 역전 결승골까지 내준 것이다. 대구는 막판까지 공세를 퍼부었지만 결국 동점을 만들지 못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최근 서울 상대로 꾸준히 승리했던 대구의 흐름도 끊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창현 감독은 "좋은 경기를 했는데 어수선한 상황에서 실점했다. 어린 선수들이 흥분을 한 것 같다. 승점 1점이라도 땄다면 좋았을 거다. 그런데 경기 막판에 동점을 허용해서 욕심을 냈던 것 같다. 많이 속상하다. 멀리까지 와주신 팬들께 죄송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동점골 실점 후 상황에 대해서는 "동점 상황에서도 만족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흥분했던 것 같다. 상대의 도발에 자제력을 잃었다. 벤치에서는 라인을 내리라고 요청했지만, 전달이 안 됐다. 갑작스럽게 수적 열세에 놓이면서 실점하고 말았다. 다음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흥분한 탓에 라인을 올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두 번의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을 두고는 "심판 판정에 대해 이야기하면 제재를 받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봐야 할 것 같다. 애매한 상황도, 자연스러운 상황도 있었을 거다. 두 번의 페널티킥은 수비들의 의욕이 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구에 민감할 수도 있는 정승원의 세리머니, 그리고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창현 감독은 정승원의 행동이 동업자 정신이 부족하고, 도덕적으로 옳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승원은 자신의 친정팀인 대구에 한이 맺혔는지 2-2 동점골 직후 대구 원정 서포터석으로 가서 도발적인 '안들려' 세리머니를 했다. 마치 과거 맨시티 공격수 엠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친정팀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아스널 팬 앞으로 달려가 세리머니한 것과 같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생활했고, 대표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진수가 깜짝 놀라 대구 원정석으로 달려가는 정승원을 말릴 정도였다.

정승원의 득점 이후 양팀 선수들의 감정이 격해져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뛴 서울 최고참 기성용도 대구 선수들과 신경전을 벌이는 등 분위기가 경기 막판까지 후끈 달아올랐다.

어쨌든 K리그 입장에선 또 하나의 볼거리와 스토리가 탄생했다고도 볼 수 있다. 정승원은 대구FC 시절 '얼굴천재'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팀의 간판 선수 역할을 했으나 이적한 뒤 대구에 굉장히 서운한 감정 갖고 있었다는 게 이날 세리머니에서도 드러났다.

박 감독은 "동점 상황이어서 그런 세리머니를 했어야 했나 싶다. 동업자 정신이 아쉽다. 그리고 전에 몸담았던 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면서 "보통 친정팀을 상대로는 세리머니를 자제하는 편인데, 굳이 서포터들에게 달려가서 세리머니를 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도덕적으로는 옳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3연패에 빠진 대구는 김천 상무, 광주FC 원정을 떠난다. 쉽지 않은 일정이다.

박 감독도 "더 이상 패배는 있어서는 안 된다. 김천 원정을 가지만 꼭 이기도록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상위 팀들하고 더 벌어지면 안 된다"라며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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