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지난겨울 최원태를 붙잡지 않았나 보다… LG 선발진 4경기 4승 ERA 0.62로 ‘완벽 그 자체’

남정훈 2025. 3. 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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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지난겨울 최원태(삼성)와의 계약에 미적지근했나보다. 프로야구 LG가 2025 KBO리그 초반 선발진의 연이은 완벽투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LG는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화와의 홈 경기에서 9이닝 동판 2피안타 2볼넷만 내주며 탈삼진 5개를 곁들여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거둔 임찬규를 앞세워 4-0 완승을 거뒀다. LG는 개막 4연승을 달리며 리그 유일의 무패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 FA 시장에는 선발요원이 딱 둘이었다. KT에서 FA 자격을 얻은 엄상백과 LG에서 FA 자격을 행사한 최원태였다. 엄상백이 FA 시장 개막 직후인 지난해 11월8일에 한화와 4년 총액 78억원의 ‘대박 계약’을 맺으며 둥지를 옮긴 반면 최원태의 계약 소식은 오래도록 들려오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LG의 최우선 계약 대상자가 최원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LG는 11월11일에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우완 불펜 장현식을 4년 52억원 ‘풀보장’이라는 파격조건을 제시해 계약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곧 최원태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FA 시장에서 선수의 몸값이 오르기 위해선 원 소속팀의 참전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LG의 이러한 미적지근한 태도와 더불어 최원태가 최근 5년간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적이 없다는 점, 가을야구만 되면 부진한 것까지 겹쳐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엄상백의 계약으로 인해 최원태측이 바라는 계약 조건이 시장의 시선보다 높게 형성되면서 더욱 계약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LG로서도 최원태를 그대로 다른 팀에 내주는 것이 아까울 법 했다.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키움에서 최원태를 데려오는 과정에서 외야수 이주형과 우완 김동규, 202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줬기 때문이다. 이주형은 키움에서 곧바로 주전으로 도약했기에 LG로선 더욱 속이 쓰라린 트레이드였다.

그럼에도 LG는 최원태에 대한 계약을 서두르지 않았고, 결국 최원태는 FA 시장 개막 한달이 되는 날이었던 지난해 12월6일 삼성과 4년 총액 70억원에 계약했다.

최원태가 빠져나갔지만, LG 선발진의 타격은 전혀 없는 모양새다.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4명의 LG 선발 투수가 내준 점수는 딱 2점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하게 굴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롯데와의 시즌 개막전에선 외인 에이스로 데려온 요니 치리노스(베네수엘라)가 6이닝 5피안타 4사구 3개 8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LG의 12-2 대승을 이끌었다. 23일 롯데와의 개막 2연전 마지막 경기에선 좌완 손주영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로 10-2 승리를 만들어냈다.

25일 한화와의 첫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는 지난 가을야구에서 불펜의 ‘마당쇠’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베네수엘라)가 7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코리안몬스터’ 류현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5-0으로 승리했다.

‘화룡점정’은 임찬규였다. 한화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뒀다. 공 100개를 던져 실점 없이 홀로 경기를 전부 책임지며 데뷔 15년 만에 완봉승을 거둔 것이다.
최근 KBO리그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토종 투수 완봉승이었다. 투수 분업화가 세밀해지면서 완봉 자체가 귀해졌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완봉승을 거둔 투수들은 케이시 켈리(당시 LG), 에런 윌커슨(당시 롯데 자이언츠), 코너 시볼드(당시 삼성 라이온즈), 캠 알드레드(당시 KIA 타이거즈)까지 모두 외인이었다. 임찬규 이전의 토종 완봉승은 2022년 6월11일 롯데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고영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LG 토종 투수 완봉승은 정찬헌(현 키움 코치)의 2020년 6월27일 SK전이 마지막이었다.

LG 선발진은 올 시즌 4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은 무려 0.62에 불과하다. 치리노스의 2자책점만이 유일한 실점일뿐, 손주영과 에르난데스, 임찬규는 첫 등판에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지금 이 기록이 계속 이어질 수 없겠지만, 1∼4선발이 이렇게만 잘 굴러간다면 LG의 시선은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탈환까지 미칠 수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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