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의 품격’ 보여줬다…“짓밟아줄게” 도발 후 비난받는 상대 ‘따뜻하게 포옹’

[포포투=박진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명장의 품격’을 보여줬다.

아르헨티나는 26일 오전 9시(한국시간) 아르헨티나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마스 모누멘탈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14차전에서 브라질에 4-1 대승을 거뒀다. 이미 경기 직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 지은 아르헨티나는 '숙명의 라이벌' 브라질까지 잡으며 겹경사를 맞이했다.

'숙명의 라이벌' 브라질전을 앞두고 낭보를 접한 아르헨티나였다. 브라질전 직전 열린 볼리비아와 우루과이간의 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난 것. 볼리비아는 4승 2무 8패(승점 14)를 기록하며 7위에 위치해 있는데,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둬도 아르헨티나를 추격할 수 없다. 따라서 상위 6개 팀이 본선에 직행하는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남미에서 가장 먼저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다.

아르헨티나는 ‘숙적’ 브라질을 상대로 본선 진출을 마음껏 자축했다. 전반 3분 만에 훌리안 알바레스의 선제골이 터졌고, 전반 11분에는 엔조 페르난데스가 쐐기골을 넣었다. 전반 25분 마테우스 쿠냐에게 실점하기는 했지만 이후 맥 알리스터, 시메오네의 연속골이 터지며 4-1 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직후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브라질의 한 선수를 도발했다. 대상은 FC 바르셀로나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하피냐. 하피냐는 경기 전 브라질의 ‘전설’ 호마리우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아르헨티나는 경기장 안에서 짓밟을 것이다. 나는 골을 넣을 것이고, 그들은 지레 겁먹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때려야 한다. 그래야 아파한다. 형편없는 놈들이다”라며 욕설을 덧붙였다.

결국 경기력과 결과 모두 하피냐의 ‘완패’였다. 이날 하피냐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고, 무너지는 브라질을 살리지 못했다. 자신이 말했던 ‘짓밟아주겠다’는 발언은 자신에게 돌아왔다. 영국 ‘토크 스포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팬들은 경기 도중 “하피냐를 교체 투입해!”라며 맞대응했다. 하피냐는 이날 90분을 뛰었다. 경기 직후에도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 조롱을 받은 하피냐였다.

다만 스칼로니 감독은 하피냐를 옹호했다. 그는 “하피냐를 용서한다. 그가 의도적으로 그러한 발언을 뱉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는 조국을 옹호한 것이지,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러한 발언과 상관없이 우리는 우리의 경기를 할 것이다. 나는 그가 누구를 모욕하려 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하기에 그를 용서한다”고 밝혔다. 경기 직후에는 스칼로니 감독이 하피냐를 따뜻하게 포옹하는 사진까지 공개됐다. 명장의 품격이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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