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실종된 한국인 일가족, 사고로 희생됐나…차량 불에 탄 채 발견

13일 그랜드 캐니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40번 고속도로에서 강한 눈 폭풍이 몰아쳐 22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애리조나주 공공안전부

미국 그랜드 캐니언을 여행하던 한국인 여성 3명이 실종된 지 거의 2주가 흘렀다. 현지 수사 당국은 이들이 실종되던 날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와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26일 미국 CNN에 따르면 애리조나 주 당국은 지난 13일 40번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 사고의 잔해에서 발견된 유골이 실종된 한국인들의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모(33)씨와 그의 모친 김모(59)씨, 김씨 동생(54) 등 3명은 지난 13일 그랜드 캐니언 지역에서 라스베이거스로 이동하던 중 연락이 두절됐다. 차량 GPS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이 빌린 렌터카는 이날 오후 3시 27분쯤 40번 고속도로를 마지막으로 주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눈 폭풍이 몰아쳐 치명적인 연쇄 충돌 사고가 일어났던 시각과 일치한다.

한국인 일가족 여성 3명이 미국 여행 중 실종돼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애리조나주 코코니노 카운티 보안당국

당시 그랜드 캐니언에서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40번 고속도로에서는 22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어떤 차량의 경우 추돌되면서 트랙터 트레일러 아래로 밀려들어갔다. 조사관들은 추가 조사 결과 트레일러 밑에서 발견된 차량이 BMW SUV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 일행이 빌렸던 렌터카와 같은 차종이다.

또한, 유골의 일부도 추가로 발견됐다. 애리조나 주 공공안전부는 “조사관들은 현장에서 회수된 잔해 속에서 더 많은 인골을 발견했다”며 “관련 기관들은 사고 당시 이 지역에서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의 유골인지 확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해가 심하게 훼손된 탓에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고 차량 중 일부는 20시간 이상 불탄 것으로 전해졌다.

바트 그레이브스 애리조나 주 경찰청장은 CNN에 “저희는 이 불확실성이 가족과 대중에게 미치는 정서적 피해를 잘 알고 있다”며 “저희는 이 가슴 아픈 상황을 명확하게 해결하기 위해 세심하고 정밀하게 노력하고 있으므로, 인내심과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수사 당국이 이 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경우 전폭적인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