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교도소 담장까지 번진 산불 “젖은 수건 두르고 밤새 사투”
경북 의성군의 산불이 경북 청송군과 안동시까지 번지면서 밤사이 교정시설 재소자들이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법무부는 26일 산불 확산에 대비해 경북북부 교도소(옛 청송교도소) 재소자 약 500명을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당초 25일 저녁 산불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안동교도소 약 800명, 경북북부교정시설 4개기관(경북북부 제 1·2·3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약 2700명 등 약 3500명의 수용자 이송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후 신속한 진화와 바람 방향의 변화로 산불 상황이 호전돼 산불에 가장 가까운 위치였던 경북북부 제2교도소 수용자 전원인 약 500명만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교정기관으로 이송했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교정시설 인적피해나 물적피해는 없지만, 밤사이 산불이 거세져 경북북부 제2교도소 주벽 바로 앞까지 번졌다고 한다. 특히 불길이 보안구역을 둘러싼 4.5m 담장 일부에 달라붙는 일촉즉발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긴박한 상황 속 교도소 직원들이 교도소 내 소화전으로 직접 산불을 진화하고 강풍을 타고 교정시설 내로 들어오는 불씨를 소화기로 진압하는 등 수 시간 동안 화재 피해를 막기 위해 주력했다. 교정본부 관계자는 “소방공무원들이 곧바로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교도소 직원들이 머리에 젖은 수건을 두르고 직접 진화하는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다”며 “직원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교정시설이 전소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경북북부 제2교도소 수용자 약 500명을 대피시키는 일도 산불 진화와 동시에 이뤄졌다. 교정본부는 수용자들에게 보호장비를 착용시켜 탈주 등을 방지한 상태에서 대구지방교정청 산하 다른 기관으로 이송했다. 경북북부 제2교도소는 국내 유일의 중경비 교정시설로, 주로 흉악범 등이 속하는 중경비수용 등급 처우의 수형자들이 수감돼있다.
이들은 이송된 기관에서도 독거실에 분리 수용돼 있고, 해당 기관 직원들과 이송에 참여한 경북북부 제2교도소 직원들이 함께 관리하고 있다. 이들은 경북 청송 인근 산불이 안정되고 교정시설의 안전이 확보됐다고 판단되면 다시 복귀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도 경북북부 교도소 직원은 비상근무 체제로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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