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을 모두의 문제로 생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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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 해 동안 1만4439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통계청 잠정치). 자살 사망자 한 명에게 가족·친구·이웃·동료가 각각 10명씩 있다고 가정한다면, 자살 유족의 규모는 14만명을 훌쩍 넘긴다.
1월18일 국내 최초 자살 유족의 모임인 한국자살유족협회(이하 유족협회)가 출범했다.
자살 유족을 지원하는 법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자살을 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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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한 해 동안 1만4439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통계청 잠정치). 자살 사망자 한 명에게 가족·친구·이웃·동료가 각각 10명씩 있다고 가정한다면, 자살 유족의 규모는 14만명을 훌쩍 넘긴다. 멀지 않은 우리 곁에 ‘자살 유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1월18일 국내 최초 자살 유족의 모임인 한국자살유족협회(이하 유족협회)가 출범했다. 3월4일 경기 안양시 새중앙상담센터에서 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심리상담사 강명수씨(62)를 만났다.
유족협회를 만들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자살 유족을 지원하는 구심점이 되기 위해 출범했다. 우리 사회는 자살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회적으로나 종교적으로나 ‘자살하는 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살 유족이 제대로 된 애도를 못한다. 예전에는 자살하면 장례를 안 지내는 경우도, (자살한 가족이) 유학 갔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았다. 자살 유가족 자살률이 일반인 자살률보다 훨씬 높다. 자살 유족을 지원하는 법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당사자의 목소리가 모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자살률이 역대 최고치에 육박했다.
사람들이 자살을 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치권도 이 문제를 방관하고 있다. 일단 자살 예방에 들어가는 예산이 별로 없다. 예를 들어 ‘자살유족 원스톱 서비스’ 시범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이야기를 정부가 몇 년 전부터 했는데 지금까지 안 되고 있다. 정신건강복지센터나 보건소 인력에 대한 투자도 없다. 언론도 시국에 집중하느라 생명처럼 근본적인 이야기는 잘 안 하는 것 같다. 자살 지표가 나빠졌다는 이야기를 1면에 낸 신문이 있던가. 코로나19 때는 정부가 컨트롤타워 만들고 온 국민이 잘 따라줘서 극복했다. 사람들이 자살을 내 문제, 내 이웃의 문제, 우리 가족의 문제, 전 국민의 문제라고 생각하면 자살률도 달라질 거다.
단기간에 개선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단체를 출범하고 2월에 일본 아키타현에 있는 자살 예방 단체를 찾아간 적이 있다. 아키타현 자살률이 높았는데 지역 단체가 만들어지고 노력을 많이 하면서 자살률이 줄었다고 한다. 그곳 대표가 “자살 예방 운동은 30년은 봐야 하는 싸움”이라고 말하더라.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정책과 기구 등을 만들지만, 이미 추진하고 있던 정책을 지속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 예방은 몇 년 안에 결판이 나지 않는다. 굉장히 오랫동안,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협회 차원에서 집중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우선 낙인 감소를 위한 홍보 활동과 ‘말할 수 있는 죽음’ 포럼을 이어갈 예정이다. 우리 사회는 아직 자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살에 대한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협회가 자살 유족과 ‘자조 모임’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유족의 회복을 돕는 활동 중에 가장 효과적인 게 자조 모임이다. 보통 자조 모임에 5년 이상 참여하면, 다른 유족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외상 후 성장’이 가능하다. 그런 자발성이 일어날 수 있는 시점까지 유족을 돕고 싶다.
문준영 수습기자 juny@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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