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풀어주고 대피하세요"…동물단체, 산불 현장서 개 구조
산불로 주민들이 대피하고 집에 혼자 남은 개들에게 도움이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집 마당에 묶인 개들은 도망가지 못하고 연기를 흡입하고 있다가 구조됐다.
목줄 묶여 불길에 그대로 당해
개 구조단체 '위액트'가 지난 23일 공개한 사진을 보면, 경남 산청의 마을 곳곳엔 부상당한 개들이 방치돼 있다. 산불이 민가까지 내려오자 긴급 대피하던 주인들이 챙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옆으로 넘어진 고무집 안에 웅크리고 있던 개는 불길에 다쳐 한쪽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개 주인은 "긴급한 상황에 차마 목줄을 풀어줄 수 없었다.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남겼다고 위액트는 전했다.
동네 곳곳에 다른 개들도 구조 활동가들의 기척이 들리자 울음소리를 냈고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전깃줄에 불이 붙어 불꽃이 튀는 등 위험한 상황이라 전문 보호 장비가 없는 활동가들은 포복으로 개들에게 접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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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 동행 여부는 '애매'
반려동물 대피 공식 지침은 정부가 지난 2022년 작성한 가이드라인이 유일하다. 이에 따르면 '대피시설에 연락해 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여분의 공간이 있는지 확인하라'고만 돼 있다. 각 상황에 맞춰 알아서 판단하고 움직이라는 것이다.
기존 지침에는 '반려동물 대피소 출입 불가'라고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재난 때마다 동물 피해가 반복되고 여론이 바뀌면서 이 문구는 삭제됐다.
외국에선 동물과 함께 출입할 수 있는 대피소가 늘고 있다. 미국은 2005년 허리케인으로 동물 60만 마리가 희생되자 '반려동물 대피법(PETS Act)'가 연방 차원에서 마련했다. 플로리다주의 경우, 재해가 발생했을 때 개를 외부에 묶어두면 경범죄로 처벌된다.
지진이 잦은 일본은 피난 시설에 반려동물 출입이 합법이다. 다만 일본 정부는 "동행은 가능하지만 합숙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문구를 가이드라인에 명시해 대피소 내부 구역을 구분하게 하는 등 실질적 대안이 정착되게 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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