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대생 복귀 결정 존중" 말했다가 사과문까지...강경파 압박 거세져

의대생들의 복귀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들이 내부 비판을 견디다 못해 하루 만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달 말 대부분 의대의 등록 마감을 앞두고 강경파 의대생들의 미등록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 A씨 등 2명은 전날(26일) 내부 게시판 등을 통해 "학우분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 점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이 포함된 고려대 의대 전 학생대표 5명은 지난 25일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며 복귀 의대생들의 자유의사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그러나 A씨 등은 내부 비판에 직면하며 하루 만에 사과문을 올렸다. 이들은 "진정 다른 선택을 하는 학우를 존중하는 우리가 되길 바라며 의견을 냈으나, 그와 별개로 권리 이상의 일을 수행한 것에 반성을 느끼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제적에 대한 현실적 고려가 필요함을 전달하고 싶었으나 이것이 오히려 다수 학생을 더 큰 위험에 빠트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돼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의사·의대생 익명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선 이들을 "고려대 의사 오적"이라며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위에서 찍어누르면서 학생들의 의사 표현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미등록'을 투쟁 기조로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서 등록 방침을 밝힌 서울대와 연세대는 이날 발표된 의대협 성명에서 빠졌다. 의대협은 "독단적인 행동으로 제적 협박이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한다"며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한 의대 교수는 "다 함께 미등록해야 학교 측이 제적을 강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강경파의 압박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다른 의대 교수는 "한 대학은 전원 복귀를 지난 21일 결정했으나, 의대협 측이 30분간 전화 항의를 하며 결정을 번복시킨 사례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도부가 강경 일변도를 유지하면서 일부 대학은 복귀 등록 학생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대 의대는 전날(26일) 복학을 등록한 학생을 위해 개강 후 1~2주간 비대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이는 등록을 고민하는 일부 학생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학생들이 배신자로 낙인찍힐 것을 우려하고 있어 분리 조치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의대생은 "복귀하면 내 결정으로 동기가 제적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크다"고 털어놨다.
채혜선·최민지·이후연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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