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그린도 ‘절친’으로 만든 버틀러, 그 중심에 도미노 게임이 있었다?…9년 전부터 시작된 인연
케빈 듀란트, 조던 풀 등 ‘악동’ 드레이먼드 그린과의 문제로 팀을 떠난 선수들은 많았다. 그러나 지미 버틀러는 달랐다. 그는 순식간에 그린을 ‘절친’으로 만들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버틀러 합류 후 무려 16승 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서부 컨퍼런스 6위에 올라 있다. 다시 한 번 NBA 정상을 바라보는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선 버틀러는 복덩이와 같다.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개성 강한 버틀러가 스테판 커리 다음으로 팀 내 존재감이 큰 그린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 말이다. 하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그린은 버틀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목적이 있기는 했지만 말이다.
버틀러는 2월 9일 시카고 불스 원정을 앞두고 도미노 게임 세트를 챙겼다. 그가 늘 가지고 다닌 것이었다.
사실 도미노 게임은 버틀러에게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그의 아버지 버틀러 주니어와의 소중한 추억 중 하나다. 버틀러 주니어는 대형 트럭 운전사였으나 버틀러에게 도미노 게임을 확실히 알려줬다. 전략은 물론 상대의 움직임과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승리하는 법을 배우게 했다.
버틀러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와 나는 도미노 게임으로 돈을 따기도 했다. 우리가 어른들과 내기하면 아버지는 ‘내 아들을 데려가겠다’고 했다. 그때마다 상대는 ‘너무 쉬운데?’라고 방심했으나 대부분 우리가 이겼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숫자, 도미노 게임에 있어 천재였다. 내가 지금 그런 능력을 갖게 된 것도 아버지 덕분이다”라며 “나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2시간 전 플레이를 기억할 수 있어?’라고 물었다. 그때 아버지는 ‘네가 제대로 봤다면 이렇게 했어야 했고 그렇게 하면 판을 장악,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해줬다”고 덧붙였다.
영미석은 “버틀러는 도미노 게임을 통해 배운 습관을 농구에 적용한다. 그는 경기장에서 상대 선수들의 작은 행동을 놓치지 않고 관찰한다. 그들이 심판, 코치들에게 불만을 드러내는지, 몸이 불편한지 등 여러 가지를 캐치,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버틀러와 도미노 게임의 인연이 깊다는 건 충분히 설명이 됐을 터. 그런 그와 지금 도미노 게임을 즐기고 있는 건 바로 그린이다. 그린은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그린은 버틀러와 함께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다. 두 선수는 ‘드림팀’의 멤버로서 활약했고 3회 연속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때 버틀러와 그린은 도미노 게임을 함께했다. 당시에는 버틀러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그린은 이후 실력을 키웠고 온라인 도미노 게임까지 하는 등 실력을 쌓았다.
그린은 “이건(도미노 게임) 농구와 같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버틀러는 진짜 대단하다”고 전했다.
버틀러는 “그린은 절대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승리에 집착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그걸 싫어할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린은 “버틀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듣는 건 처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쉽게 꺼내지 않는 사람이다. 이제야 알게 되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버틀러와 그린의 유대로 골든스테이트 역시 확실히 반등했다. 스테판 커리라는 스타 플레이어가 있으나 그의 뒤를 받쳐주는 버틀러와 그린의 완벽한 공수 밸런스가 있기에 19경기 16승 3패라는 결과가 가능했다.
버틀러는 “우리는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선수들이다. 그린은 개인적인 성공에 관심이 없다. 오직 우승만 원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이기고 싶을 뿐이다. 사람들은 우리가 싸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절대 그럴 일 없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 하나, 승리이기 때문이다”라고 자신했다.
영미석은 “버틀러 합류 후 골든스테이트는 NBA에서 2번째로 좋은 수비 효율성(108.6)을 기록 중이다. 커리의 공격 부담을 덜 수 있는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셈이다. 버틀러는 ‘논 커리 타임’ 동안 +60의 효율을 기록 중이다”라며 “커 감독은 버틀러와 그린의 수비 조합을 (마이클)조던과 (스카티)피펜에 비유했다”고 언급했다.
커 감독은 ‘ESPN’과의 인터뷰에서 “버틀러와 그린의 BQ, 운동 능력, 그리고 다재다능함은 조던과 피펜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지난 21일 토론토 랩터스전, 커리가 부상으로 빠진 골든스테이트는 버틀러와 그린이 이끌었고 결국 117-114로 승리했다. 경기 막판, 토론토의 속공 상황에서 그린이 패스를 차단했고 이후 버틀러가 블록슛을 기록하며 경기를 끝냈다. 그 순간, 버틀러는 코트 중앙에서 그린에게 “내가 해냈어!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외치며 포옹했다. 그리고 그린은 “우리는 똑똑하고 무자비하다. 우리가 함께하면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다”며 포효했다.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지막 공연될 수도”…뉴진스, 결국 활동 중단 선언 [MK★이슈] - MK스포츠
- 유연석·이하늬·조진웅…연예계 세금 추징 왜 늘어나나 - MK스포츠
- “상상 이상으로 예뻐”하얼빈 출생 여가수, 한국서 데뷔한 미모 이정도였어? 시스루 드레스룩 -
- “너무 예뻐서 역할 몰입 안 돼”…감독이 메이크업 금지시킨 여배우 - MK스포츠
- 배지환, 시범경기 최종전 볼넷에 득점...타율 0.381-득점 리그 공동 5위로 마무리 - MK스포츠
- 로드FC 윤형빈 “UFC 강경호도 씨름으로 이겨” - MK스포츠
- ‘또 또 또 무승부’ 안방에서 부진하는 홍명보호…“명확하게 잘 모르겠다, 홈에서 선수들 집
- 상승세는 계속된다!…‘이재현·구자욱·김영웅·박병호 쾅쾅쾅쾅!+최원태 이적 후 첫 승’ 삼성,
- 박지훈·고메즈 동반 활약! 정관장, ‘작정현’·켐바오 분전한 소노 잡았다…5연승 및 단독 6위
- ‘세계 1호’ 월드컵 진출국 일본, 사우디 압도했지만 0-0 아쉬운 무승부…역사상 첫 예선 무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