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주지사 만난 한덕수...LNG 투자 ‘탄력’

전민정 기자 2025. 3. 2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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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전민정 기자]
<앵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1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대응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연이어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와 만났는데요.

통상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스튜디오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전민정 기자, 오늘 면담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던리비 주지사가 한국을 찾은 건 정부와 우리기업의 현지 액화천연가스, LNG 사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약 1,300㎞에 달하는 가스 파이프를 건설해 알래스카 북부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남부 항만으로 나른 뒤, 액화해 수출하는 사업인데요.

투자비만 450억달러, 우리 돈 64조원으로 추산됩니다. 미국은 이 사업을 통해 에너지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갖고 LNG 수요가 많은 아시아 국가들을 특정해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미국의 전방위 관세 압박 속에 일본은 이미 사업에 관심을 표명했고 대만은 최근 투자를 결정했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안덕근 산업부 장관보다 먼저 1시간 전인 오후 4시경 정부서울청사에서 던리비 주지사를 접견했는데요.

이 자리에서 한 대행과 던리비 주지사는 LNG 개발 프로젝트 등에 관한 상호 입장을 교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우리 정부가 원유·LNG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검토를 대미 협상 카드로 고민해온 만큼,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던리비 주지사는 알래스카 LNG 사업에 참여할 경우, 이 사업에 투입되는 철강에 대해 관세를 면제해주는 당근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달 12일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철강·알루미늄에도 예외없이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는 관세압박을 덜어줄 수 있는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알래스카와 어떻게 협력해 나갈지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구체화될텐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안 장관은 방금 전 오후 5시부터 시작된 던리비 주지사와의 면담에서 한국과 알래스카간 에너지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산업부가 밝혔습니다.

또한 안 장관과 던리비 주지사는 양국이 이미 에너지, 첨단산업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생태계를 이뤄 상호호혜적으로 발전해 왔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확인했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특히 이 자리에서 한국이 알래스카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다양한 산업·에너지 분야에서의 한국과 알래스카와의 협력이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알아보니 지난해 우리나라는 알래스카로부터 광물과 수산물 등 11억7천억달러를 수입했는데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미 무역 적자 국가로 지목된 캐나다, 베트남보다 수입액이 더 많았습니다.

이러한 안 장관의 발언은 우리나라가 미국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산업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을 깊이 심어주고, 향후 유리한 협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면 관세압박을 덜 수 있다는 통상 이점이 있는 건 분명할 텐데요. 그럼에도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천문학적 투자 비용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려 불확실성이 큰 사업인데요.

때문에 미국 정부와 여러 석유·가스 업체들이 수차례 컨소시엄을 구성해 건설 사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중간에 무산될 수도 있을 정도로 리스크가 큰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는 참여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겁니다.

이후 던리비 주지사는 SK, 포스코, 한화, 세아그룹 등의 최고경영진과도 고위급 회동을 갖고 기업별 '핀셋 협상'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다만 이들 기업은 정부의 프로젝트 참여 방향성이 제시된 후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 될 경우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 검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각에선 경제성 부담에 국내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총대를 멜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데요.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 가스공사가 이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가스공사 측은 "아직까지 협상이 구체화되지 않아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앵커>

한덕수 권한대행이 어제 직무에 복귀한 이후 통상대응에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데요. 알래스카 주지사 면담에 앞서 통상장관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했습니다. 한 대행이 이제 대미 통상을 직접 챙기는 모습이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오늘 통상장관회의를 열어 그동안 경제부총리가 주재해온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권한대행 주재의 '경제안보전략TF'로 격상하기로 했습니다.

미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통상과 안보 이슈 간 연계를 강화하자는 취지인데요.

특히 한 권한대행은 다음 주 상호관세 명단으로 일컬어지는 이른바 '더티 15'에 한국이 포함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민관 합동 대응책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총리실은 이르면 다음 주 회의부터 민간 기업이나 경제단체, 전문가도 회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실무적 차원의 준비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였습니다.
전민정 기자 j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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