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간첩설' 스카이데일리, 광고주에게도 악명 높았다

윤수현 기자 2025. 3. 2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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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지난해 한국광고주협회 유사언론 실태조사 2위 기록
기업인,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보도 문제로 꼽아… "무리한 광고 영업"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스카이데일리. 사진=미디어오늘

중국 간첩설, 5·18 북한군 개입설 등 음모론을 보도한 스카이데일리가 광고주에게도 악명이 높은 언론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주협회의 비공개 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광고주들이 꼽은 유사언론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다. 광고주들은 스카이데일리가 무리한 광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기업인 등 유명인 관련 사건과 부동산 정보를 결부하는 보도를 문제로 꼽았다.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8월 한국광고주협회가 발간한 <2024 유사언론행위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유사언론행위 매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순위는 2위로, 2022년 조사(3위) 대비 순위가 한 단계 올랐다. 이 조사는 광고주협회가 국내 500대 기업 소속 홍보담당자 중 100명에게 언론사 유사언론행위 수준을 물어 집계한 것이다. 광고·접대 요구뿐 아니라 추측성 기사·편향 기사 등 보도에 대한 부정적 경험도 유사언론행위 기준에 포함된다.

광고주협회가 응답자 100명에게 유사언론행위를 하는 언론사가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복수응답), 16명이 스카이데일리를 꼽았다. 유사언론으로 거론된 168개 매체 중 70%가 1~2번만 거론된 것을 고려하면 스카이데일리가 압도적으로 많은 지목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또 스카이데일리는 몇 번째 순서로 거론됐는지 측정하는 '체감도' 평가에서 가장 높은 12점을 기록했다. 스카이데일리를 첫 번째로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던 것이다.

스카이데일리의 유사언론 평가지수(총점)는 91.73점으로, 168개 매체 중 90점이 넘는 언론사는 2곳밖에 없다. 보고서는 스카이데일리를 '심각' 등급 언론사로 꼽으며 “심각 등급은 통계학 관점에서 대략 2.5% 이내의 확률로 드물게 관찰되는 유사언론행위 매체”라고 했다. 유사언론행위 조사는 홍보담당자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언론사별 세부 점수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언론사가 어떤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 파악할 수 없다.

기업 홍보담당자 A씨는 미디어오늘에 “스카이데일리는 (안 좋은 의미로) 굉장히 유명했다. 기업 회장이나 대표이사를 거론하며 부정적 기사를 쓰는, 익숙한 형태의 유사언론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다. 기업 홍보담당자 B씨는 미디어오늘에 “스카이데일리는 기업오너, 전문경영인의 부동산 이슈를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부각한다”고 지적했다.

광고주들이 스카이데일리를 문제로 꼽은 건 처음이 아니다. 스카이데일리의 스카이(SKY)는 부촌 지역인 서초·강남·용산의 약자로, 스카이데일리는 기업인·정치인 등 유명인 부동산 소유 내역을 공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13일 김수현 배우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소개한 뒤 그가 고급 아파트 3채를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 20일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 소식을 전하면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강남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고주협회와 광고주협회가 운영하는 언론사 반론보도닷컴은 수년 전부터 스카이데일리가 기업인의 부동산 정보를 부정적 이슈와 결부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고 비판했다.

기업 홍보담당자 C씨는 미디어오늘에 “스카이데일리 측에서 무리하게 광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있다. 부정적 기사 쓰고 괴롭힌다는 이야기가 (기업인들 사이에서) 많다”며 “특히 스카이데일리는 부동산 보도로 유명했다. 스카이데일리 지배구조가 (민경두 전 대표에서 조정진 현 대표로) 바뀌긴 했지만, 보도는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스카이데일리 측은 지난해 8월 광고주협회 보고서 발간 당시 미디어오늘에 “2022년 이전에는 그런 일(유사언론행위)이 있다고 하는데, 이제는 그런 행위는 없다”며 “광고주협회 조사는 의도가 불순하다. 조사 역시 얼마든지 입맛에 맞게 꾸며낼 수 있는 것이라고 본다. 응답한 광고주가 조사 대상의 20%밖에 되지 않는데, 나머지 80%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 않은가”라고 했다. 미디어오늘은 조정진 스카이데일리 대표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는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으며,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이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 99명을 체포했다는 허위정보를 유포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스카이데일리가 부정선거 음모론 허위보도를 했다며 형사고발을 진행했다. 5·18기념재단 역시 스카이데일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며, 스카이데일리에 정부광고를 집행한 광고주에게 광고 중단을 요구했다. 광주 서구청, 광주교육청, 전남 신안군·장흥군·담양군은 광고 집행을 중단하고 사과의 뜻을 표했다. 당시 일부 광고주는 5·18기념재단에 “스카이데일리 광고 영업이 심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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