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빠졌다 튕겨 나온 차…"정신 잃어, 브레이크 못 밟아 살았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사거리 인근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관계자들이 도로를 통제하는 모습. /사진=뉴스1(강동구 제공)

서울 강동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 관련 생존자가 "천둥소리가 들린 뒤 정신을 잃었다"며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고 생존자 허모(48)씨는 25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운전 중 천둥소리가 들렸고 10초 정도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며 "정신을 차려보니 앞에 차가 1대도 안 보였고 뒤를 돌아보니 커다란 구멍이 보였다"고 했다.

허씨는 "구멍에 다시 차가 빠질까 봐 앞으로 가려는데 차가 움직이지 않더라"며 "문도 열리지 않아서 창문을 통해 겨우 빠져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브레이크 밟을 틈도 없이 사고가 발생했다"며 "오히려 차가 멈추지 않고 앞으로 계속 달린 탓에 싱크홀로 추락하는 것을 피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사거리 인근에서 대형 싱크홀이 발생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전날 오후 6시30분쯤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사거리 인근에서 지름 20m, 깊이 20m 규모의 대형 땅 꺼짐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허씨가 다치고 오토바이 운전자 A씨는 사망했다.

사고 당시 허씨는 흰색 카니발 차량을 운전 중이었다. 관련 영상을 보면 싱크홀 발생 순간에 카니발은 구덩이에 빠지는 듯싶더니 다시 튕겨 나와 도로 위에 멈춰 섰다. 이 사고로 허씨는 허리와 다리, 머리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