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연기, 숨쉬기 힘들어" 산불장기화에 의성주민 건강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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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 대형화재로 시작된 주민 대피 생활이 나흘째 접어들면서 고령 환자들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치매 등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 50여명이 있는 의성체육관 일대는 산불 연기로 인해 회색빛 그 자체였다.
의성군보건소 측은 고령 어르신 등 이재민 건강 관리를 위해 대피소마다 의료 인력을 교대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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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대피소마다 의료인력 배치해 현장 처치 중"
(의성=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경북 의성군 대형화재로 시작된 주민 대피 생활이 나흘째 접어들면서 고령 환자들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25일 오후 경북 의성군 산불 임시 대피소인 의성체육관.
치매 등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 50여명이 있는 의성체육관 일대는 산불 연기로 인해 회색빛 그 자체였다.
대기질이 극도로 나빠지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외부에 오래 머물기 힘들 정도였다.
요양원에서 체육관으로 대피한 고령 환자를 돌보는 한 복지사는 "공기가 좋지 않은데 어르신들이 외부에 오래 있어서 걱정"이라며 "내일이라도 시설로 돌아갈 수 있게 청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복지사는 "치매가 있어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낯선 환경에 어르신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의성군 요양병원 환자들의 경우 이웃 지역 요양병원 등으로 분산 이송돼 의료진 관리를 받고 있다.
다만 도내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서 의성에서 요양병원 환자를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추가로 외부에서 환자를 수용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력으로 대피한 고령의 주민들도 당뇨나 고혈압을 가지고 있어 건강 문제가 우려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 이날 안동시 안동체육관에 대피해있던 한 주민(60)이 뇌전증이 의심되는 상태로 쓰려져 병원에 이송되는 일도 벌어졌다.
의성체육관으로 대피한 70대 주민은 "숨 쉬는 게 힘들어서 마스크를 벗고 있기가 그렇다"며 "당뇨가 있는데 잠자리가 불편하니 체력적으로 지친다"고 토로했다.
의성읍 한 내과 측은 산불 이후 되레 고령 환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당뇨나 혈압 있어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어르신들도 대피하면서 약 타는 걸 미루고 있거나 약을 타러 오지 못하고 계신 거 아닌가 싶어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화한 산불 상황이 고령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욱 경북도의사회 공보이사(이비인후과 전문의)는 "고령 환자들이 화재 현장에 오래 노출될 경우 호흡기 등 전체적인 건강에 악영향을 불러올 수도 있어 관리해야 한다"며 "폐활량이나 동맥 산소 농도를 검사해서 문제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공보이사는 "특히 날씨가 환절기이고 최근 B형 독감이 뒤늦게 유행하고 있는 점이 걱정된다. 일교차가 커서 옷을 벗으시기도 할 텐데,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옷을 두껍게 입어야 한다"며 "대피소라는 한 공간에 사람들이 오래 머물러야 하므로 감염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노인복지관 직원은 "당뇨나 고혈압을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은 겉으로 티가 안 나기 때문에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의성군보건소 측은 고령 어르신 등 이재민 건강 관리를 위해 대피소마다 의료 인력을 교대로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감기 등 가벼운 증상일 경우 현장에서 약을 지급하고 필요할 경우 병원 진료를 받으시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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