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제발 그만 와!”…해외 유명 관광지 주민들의 절규
[앵커]
유명하다고 알려진 세계적 관광지마다 몰려드는 여행객들로 주민들 불편이 커지면서, 이 '오버투어리즘'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 이 같은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하는데요.
월드이슈, 이랑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우리도 북촌 한옥 마을이든지 유명한 지역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주민들 불편이 크다는 뉴스, 있었는데요.
다른 나라 상황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네, 여행객들은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면 설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로 북적이는 유명 관광지 주민들은 날씨가 좋으면 여행객이 느니까 마냥 기쁘지만은 않을 정도라고 합니다.
"관광객들이 도시를 죽인다!" "관광객들, 당신의 부유한 삶 나에겐 일상적 고통."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는 분노의 외침들,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주민들이 써놓은 것인데요.
오버투어리즘이 사회 문제로 떠오른 대표적인 관광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버투어리즘, 우리말로 하면 과잉 관광, 관광 공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요.
관광객들이 너무 많이 와서 원래 그곳에 사는 지역 주민들과 갈등을 빚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유명 관광지마다 지역민들은 관광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주민 : "베네치아에 살고 있다면, 길거리 어딜 가든 관광객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요."]
최근 스페인 이비사섬 서쪽에 있는 '에스 베드라'에서는 성난 주민들이 전망대 진입로와 주차 공간을 바위로 막아버리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일몰이 아름다워서 늘 북새통인데, 그러다 보니 관광객들이 밤새 떠들고 쓰레기 버리고, 주민들 불편함이 커지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앵커]
얼마나 화가 났으면 직접 행동에 나섰을까 싶은데, 일상 생활의 불편함 때문만은 아니겠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역 주민들 고통이 무엇보다 큰 문제겠지만, 사실 더한 사회 문제들이 얽혀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집값입니다.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됐던 지역이 활성화되면 외부인이 유입되고 본래 거주하던 원주민이 되려 밀려나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관광지에선 이와 비슷한 '투어리피케이션'이라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늘면 호텔, 민간 숙박업소 등이 늘 수밖에 없는데요.
최근에는 온라인 숙박업소 플랫폼까지 인기를 끌면서 지역민들 주거지 대신 숙박 시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임대료가 점점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주민들 살던 집값도 오르고, 결국 지역 주민들이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여기에 차도 막히고 물가도 오르는 등 지역 사회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줍니다.
[모나 미레이/인디애나 대학교 인디애나폴리스 조교수 :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은 목적지의 자연적, 물리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환경에 많은 압박을 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변의 과밀화, 물가 인플레이션, 교통 혼잡 등이 있습니다."]
[앵커]
당국으로서는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을 것 같아요.
나라별 대책 어떤 것이 있나요?
[기자]
네 대표적인 대응책은 여행객들에게 돈을 받는 겁니다.
이른바, 입장료, 관광 세금 같은 것을 물리는 건데요.
이웃 나라 일본의 후지산에서 이걸 곧 시행합니다.
[제프리 쿨라/미국인 관광객 : "(후지산은) 디즈니랜드가 아니잖아요. 잠재적인 혼란을 줄이기 위해 일종의 접근 제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5월부터 후지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모든 등산 경로에 들어설 때 4천 엔, 우리 돈 3만 8천 원 정도를 받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관광객들에게 일종의 비용을 받은 건 부탄이 처음 시작했는데요.
무려 1974년부터 '지속 가능한 개발 수수료'라는 이름으로 관광 비용을 받아왔습니다.
1인 하루 200달러까지 받다가 2년 전부터 100달러로 낮췄습니다.
반대로 최근 입장료를 올린 나라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지난해 4월부터 4세 이상 당일치기 여행객들에게, 성수기에 한해 5유로를 받아 왔는데요.
지난달부터는 4일 전까지 예약하지 않으면 2배로 받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닉처럼 크루즈선 입항을 하루 두 척으로 제한하는 곳도 있습니다.
[앵커]
그래도 여행객들이 대폭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여행객들 스스로 지역민들과 마찰을 빚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네, 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잉 관광 문제들이 있다면, 여행객들도 분명 지켜야할 선이 있을텐데요.
전문가들은 아주 단순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바로 "상식을 지키라"는 겁니다.
[모나 미레이/인디애나 대학교 인디애나폴리스 조교수 : "무엇보다도, 그들(여행객들)은 목적지의 현지 문화와 자연 환경에 대해 스스로 배우고 책임감 있고 정중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할 수 있겠죠."]
자신이 방문객임을 잊지 말고 예의를 갖고 그 나라 문화와 주민들을 대하라는 설명입니다.
그래야 여행지 지역 주민들도 반갑게 맞아줄 것이고, 여행객들 역시 즐거운 추억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현실적인 조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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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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