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불에 지리산 인근 대피령… 진주까지 번져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좀처럼 꺼지지 않고 있다. 이 산불은 25일 오후 진주까지 퍼졌다.
25일 산림청과 경상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87%로 집계됐다. 낮 12시 90%까지 올랐으나, 오후 5시를 넘겨 불길이 강풍을 타고 진주 경계를 넘어 확산했다. 지난 21일 발생한 이 산불을 잡기 위해 당일 산불 3단계가 발령됐지만, 23일엔 인접한 하동군까지 불길이 번진 산불은 이날 진주시 경계를 넘어 수곡면으로 퍼졌다.
진주시 등에 따르면 수곡면 주불은 잡혔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현장 지휘를 맡고 있다고 한다. 진주시는 수곡면 인근 마을 주민 30~50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고, 차가 없는 일부 주민은 교통편을 마련해 인근 진서중학교로 이동시켰다. 진주시 관계자는 “진주시 공무원 100여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야간 바람 등 변수에 주시하며 상황을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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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국립공원에도 대피령
지휘본부가 가장 주시하는 건 바람의 강도와 방향이다. 이날 밤까지 바람은 초속 2, 3m 정도로 다소 잦아들겠지만, 구간에 따라 순간최대풍속이 치솟는 곳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림청에 따르면 경사 20도인 지형에서 바람이 초속 6m로 불면 바람이 불지 않을 때와 비교해 산불 확산 속도가 26배 빨라진다.
이날 오후 5시쯤부터는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구곡산에서 계속되던 산불이 지리산 국립공원 방면을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소방과 산림당국은 관광객과 인근 지역 주민 대피를 요청했다.
이날 오전 산청 산불 현장 헬기가 일부 경북 의성군을 옮겨 배치되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임상섭 산림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헬기를 빼면 어떻게 하느냐”고 따지는 일도 있었다. 헬기 6대가 이동했지만, 경남도가 오전 중 전북·남도 및 부산시 등에 요청해 헬기 7대를 지원받았다.
숨진 공무원ㆍ진화대원 발인… “철저히 수사해야”
지난 22일 산청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진 창녕군 소속 공무원(33)과 산불예방 전문진화대원 3명(60대) 발인은 25일 진행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창녕군에선 모두 9명의 인력이 산청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에 나섰다.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고, 생존자 5명도 심한 화상을 입었다. 초속 10m를 넘는 강한 바람 탓에 순간적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고립됐다가 일어난 사고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산림청과 경상남도로 구성된 현장지휘본부가 초기 진화에 급급하다 무리하게 인원을 투입해 사고가 일어난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또 “전문적인 훈련이나 장비를 갖추지 못한 인력을 산불 진화에 동원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관련 예산 확보와 전문직렬 신설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민주ㆍ안대훈ㆍ이은지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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