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와 정관장의 동반 ‘봄 농구’도 가능할까?…위협받는 가스공사
봄 농구를 향한 마지막 레이스에서 이변이 일어날지 모른다.
6강 플레이오프의 막차 경쟁을 벌이던 원주 DB와 안양 정관장이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제치고 나란히 웃을 가능성이 생겼다.
정관장은 지난 23일 울산 현대모비스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87-84로 승리했다. 4연승을 질주한 정관장은 21승27패를 기록해 DB와 다시 한 번 공동 6위가 됐다. 정관장이 DB와 상대 전적에서 맞대결 전적(2승3패)과 득실차(-38)에서 모두 불리하지만, 같은 선상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정관장은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꼴찌에 머물렀던 약체다. 정관장은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조니 오브라이언트와 디온테 버튼으로 바꾼 데 이어 DB와 트레이드로 김종규, 김영현을 영입해 상승세를 탔다. 정관장의 최근 10경기 성적표는 7승3패에 달하면서 6강 도전도 가능한 순위가 됐다. 반면 같은 시기 DB는 4승6패였다. 양 팀 모두 6경기씩 남긴 가운데 분위기만 살펴본다면 정관장이 낫다.
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집중력 싸움”이라면서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주면서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팬들 사이에선 DB보다 5위 한국가스공사(24승25패)가 더 위기라는 인식이 생겼다. 한국가스공사가 같은 날 창원 LG에 81-85로 패배하면서 4연패의 늪에 빠진 영향이다. 공교롭게도 정관장과 지난 17일 맞대결에서 외국인 선수 유슈 은도예가 어깨를 다치는 악재 속에 패배한 뒤 시작된 연패가 길어졌다. 연패 기간 한국가스공사에 패배를 안긴 팀에는 DB도 있다. 한국가스공사가 김낙현과 샘조세프 벨란겔만 막으면 된다는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뼈아프다.
한국가스공사가 제 자리 걸음을 하는 사이 승차가 좁혀지면서 공동 6위 두 팀에 2.5경기로 쫓기게 됐다. 한국가스공사의 정규리그 잔여 경기가 정관장, DB보다 1경기 부족한 5경기라는 점에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 팀의 운명을 가늠할 변수로는 순위표 위와 아래에 포진한 고춧가루 부대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간 서울 SK는 주전들의 출전 시간에 따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 전희철 SK 감독은 자밀 워니와 김선형 등을 25분 안팎에서 기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 경기에선 27분에서 20분을 오가는 고무줄 기용을 보여줬다. SK와 맞대결이 남은 한국가스공사(30일)와 정관장(4월 5일)에게 누가 유리할지 예측이 어렵다.
6강 가능성이 일찌감치 사라진 고양 소노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대다. 소노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순위 싸움에서 밀렸을 뿐 이정현과 이재도, 케빈 켐바오, 앨런 윌리엄스 등 선수들의 면면은 강호로 분류할 만 하다. 소노가 부상이 없었던 시즌 초반 깜짝 선두를 달린 것이나, 부상 선수들이 모두 복귀한 최근 보여주는 경기력이 그 증거다. 소노는 지난 20일 한국가스공사와 맞대결에서 90-85로 승리하기도 했다. 소노는 정관장(25일)과 DB(4월 4일)와 맞대결이 아직 남았는데, 특히 DB와 상대 전적에서 4승1패로 우세였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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