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만평 ‘안마봉’] 2025년 수요 많은 아파트…서민만 죽어난다
황승경 문화칼럼니스트·예술학 박사 2025. 3. 24. 09:01
* 신동아 만평 ‘안마봉’은 과거 ‘신동아’와 ‘동아일보’에 실린 만평(동아로 보는 ‘카툰 100년’)에서 영감을 얻어 같은 그림체로 오늘날의 세태를 풍자한 만평입니다.
어린이 "어머니, 아파트가 이렇게 많은데 우리는 왜 집이 없어요?"
올해 아파트를 비롯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3.65% 올랐다. 공시가격에는 아파트값 양극화도 여실히 드러난다. 서울(7.86%), 경기(3.16%), 인천(2.51%) 등 수도권은 올랐지만 대구(-2.90%)와 세종(-3.28%) 등 지방 10곳은 내렸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 서초 송파구는 10% 이상 급등했고, 이른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의 상승 폭이 컸다. 문재인 정부 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값은 조금 떨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전고점에 다다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2억 원대라고 하니, 연봉 3200만 원 직장인은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퇴직 즈음 집을 마련한다는 얘기다.
서민의 주거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공직자들은 '부동산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다. 22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1인당 재산 평균은 33억3000만 원으로 국민 평균의 7.6배다. 이 중 부동산은 18억9000만 원, 국민 평균의 4.6배다(‘경실련'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재산 분석).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딸 명의로 사기 대출을 일으켜 서울 강남 아파트 구매 대금을 갚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여기에 오락가락 서울시 행정도 가관이다. 2월 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5년 만에 해제하면서 강남 3구 아파트 값이 치솟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3월 19일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35일 만에 부동산 정책을 180도 바꾼 '근시 행정'으로, 제대로 '헛발질'을 했다.
집값으로 고민하는 서민의 한숨과 근심은 이들 공직자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 같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서민의 삶은 팍팍해진다.
올해 아파트를 비롯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작년 대비 3.65% 올랐다. 공시가격에는 아파트값 양극화도 여실히 드러난다. 서울(7.86%), 경기(3.16%), 인천(2.51%) 등 수도권은 올랐지만 대구(-2.90%)와 세종(-3.28%) 등 지방 10곳은 내렸다.
서울 내에서도 강남 서초 송파구는 10% 이상 급등했고, 이른바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의 상승 폭이 컸다. 문재인 정부 때 천정부지로 치솟던 아파트값은 조금 떨어지는가 싶더니 이내 전고점에 다다르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2억 원대라고 하니, 연봉 3200만 원 직장인은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퇴직 즈음 집을 마련한다는 얘기다.
서민의 주거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공직자들은 '부동산 바람'을 타고 날아올랐다. 22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1인당 재산 평균은 33억3000만 원으로 국민 평균의 7.6배다. 이 중 부동산은 18억9000만 원, 국민 평균의 4.6배다(‘경실련' 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재산 분석).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딸 명의로 사기 대출을 일으켜 서울 강남 아파트 구매 대금을 갚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여기에 오락가락 서울시 행정도 가관이다. 2월 12일 잠실·삼성·대치·청담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5년 만에 해제하면서 강남 3구 아파트 값이 치솟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3월 19일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를 대상으로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35일 만에 부동산 정책을 180도 바꾼 '근시 행정'으로, 제대로 '헛발질'을 했다.
집값으로 고민하는 서민의 한숨과 근심은 이들 공직자들에게는 딴 나라 얘기 같다. 양극화는 심화되고 서민의 삶은 팍팍해진다.
1931년
공급 많은 쌀…농민만 죽어난다
어린이 "어머니, 쌀이 저렇게 많은데 우리는 왜 굶어요?"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후 유럽은 농업경제가 안정을 되찾았고, 미국의 농가에서도 곡물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곡물 가격이 곤두박질치자 당시 미국 총 고용의 4분의 1을 차지하던 농민들의 지갑은 얇아졌고, 농민들의 소비 저하로 공산품 재고 역시 창고에 쌓이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이는 1929년 미국에서 시작된 경제대공황이라는 비극을 초래하는 단초가 되기도 했다.
1920년대 후반 일본의 쌀값도 대폭락했다. 연이은 풍작과 조선 쌀의 대량 유입이 주원인이었다. 일제는 결국 1930년 조선의 항만과 주요 도시에 미곡 창고를 설치해 쌀을 저장해두고는 방출량과 시기를 조절했다.
그러나 지주와 미곡상은 추수철에 쌀을 싸게 수매해 창고에 쌓아놓고 출하량을 조절하면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당장 현금이 필요한 농민들은 추수 직후 쌀을 팔아 현금을 손에 쥐어야 했다. 이때에도 미곡 창고 저장비 등 제반 비용을 부담해야 했으니 손에 쥐는 쌀값은 얼마 되지 않았다. 결국 자본이 있는 대지주와 미곡상은 더욱 큰 부를 만질 수 있었다. 쌀 수매가가 낮으니 농민들의 금융 부담은 커진 반면 미곡상에겐 저리의 융자가 이뤄지며 부의 양극화가 극심해졌다.
‘신동아' 창간호(1931년 11월호)는 이 시기 '농가부채오경원, 조선농촌은 어디로 가나' 기획기사를 통해 조선 농촌경제의 문제점과 특수성을 지적하며 일제의 농업정책을 비판했다. 이어서 12월호에는 산처럼 쌓인 곡물을 '그림의 떡'으로 바라보는 미국 실업자 가족 만평을 통해 일제의 미곡 창고 유통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위 만평). 그때나 지금이나 양극화는 심화되고 서민의 삶은 팍팍하긴 마찬가지다.
황승경 문화칼럼니스트·예술학 박사 lunapiena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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