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불완전해도 인간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연주가 진짜”
‘성공적인 공연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여섯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해서 열네살에 콘서트를 열었다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9)가 “감정을 나누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매우 중요하다”며 내놓은 답이다.
“우리의 삶 대부분이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시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함께 모여 앉아 ‘인간으로 산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그것이 우리 모두를 연결시켜 줍니다. 저는 콘서트에서 바로 이런 경험을 목표로 합니다.”
‘스토리’를 강조하는 자신의 음악철학에 대해서도 “제 감정과 연주로 작곡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실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제게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설명했다. ‘악보의 탐구자’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작곡자의 이야기를 발견하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악보에 담은 프레이징, 다이내믹, 메트로놈 지시를 정말 면밀히 들여다보면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브람스의 G장조 바이올린 소나타는 소토 보체로 시작하는 하강 구절에서부터 장례행진곡이 나타나는 느린 악장, 그리고 ‘비의 노래’라는 마지막 악장까지, 삶과 감정의 궤적을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테츨라프는 트럼프 치하 미국 공연을 가장 먼저 보이콧한 예술가로도 최근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22회나 예정돼 있던 미국 공연 취소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도 현재 미국 정부 정책과 미국에 만연한 공포가 음악 근본 가치인 연민과 자유와 충돌한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일입니다.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많은 위대한 작곡가들, 베토벤, 슈베르트, 쇼스타코비치 등은 단순히 아름다운 음악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시대와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하고 저항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음악은 단지 소리를 넘어, 인간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연민,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음악가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단순한 연주자나 장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함께 숨 쉬는 예술가이기 때문입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5세에 손녀 같은 막내딸까지 얻었는데…이혼설 터진 신현준, 진실은?
- “운동 다녀올게” 집 나선 40대女 참변…30대男 “너무 힘들어서”
- ‘78세’ 김용건, 붕어빵 늦둥이 아들 공개? “역시 피는 못 속여”
- “돈독 올랐다” 욕먹은 장윤정, ‘진짜 돈독’ 오른 사정 있었다
- “내 콩팥 떼어주면 돼” 언니에게 선뜻 신장 내어준 동생
- “개보다 못해” 아내에 피살된 유명 강사…백종원 피고발 [금주의 사건사고]
- 누군지 맞히셨어요?…아기 때 얼굴 전혀 없다는 유명 방송인
- “이제 10억으론 어림도 없어요”
- “한국인 45만명 사라졌다”…무슨 일이?
- "남자한테 참 안 좋은데~"… 우리도 모르게 섭취하고 있는 '이것' [수민이가 궁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