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뒤덮은 연기’ 헬기 진화도 차질
[앵커]
다음은 경남 산청입니다.
산불이 가장 먼저 발생했지만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속수무책 당할 수 밖에 없는 것 짙은 연기 때문입니다.
조미령 기잡니다.
[리포트]
산불이 타고 있는 경남 산청 상공에 진입한 진화 헬기.
화산재가 분출하는 것처럼 희뿌연 연기가 산 정상 위쪽으로 솟구칩니다.
산 능선을 휘감은 짙은 연기로 불길은커녕 나무조차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오전 6시 반, 날이 밝는 대로 투입될 예정이던 헬기들이 꼼짝 못 하고 발이 묶였습니다.
[남송희/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 : "산불 끌 때 나무의 최고 높은 지점보다 20미터 높이에서 (비행하는데) 조종사들이 시야 확보가 안 돼 충돌 우려가 있습니다. 연무가 있을 때는 헬기가 못 뜨고."]
사흘째 계속된 산불에 대낮에도 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탁한 연기가 산청군 일대를 뒤덮었습니다.
연기는 인근의 진주시 수곡면까지 날아가 주민 260여 명이 학교 강당으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연기가 다소 걷히고 헬기 30여 대가 순차 투입되면서 오후 들어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었습니다.
하지만 산 정상부에 최대 풍속 초속 8m의 강풍이 불면서 불씨가 수 킬로미터를 날아다니는 비화 현상이 반복되는 상황.
불길은 이웃한 하동군 옥종면까지 번졌고 대피 주민은 4백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손경모/경남 산청군 중태마을 이장 : "(불이) 한 군데 붙으면서 도깨비불처럼 200m, 300m 건너서 뛰어다니면서 한 시간 만에 (마을) 전체가 다 탔어요."]
삽시간에 번진 불길에 주택과 사찰, 차량도 잿더미가 됐습니다.
산림당국은 내일(24일)은 바람이 더 강해질 것으로 예보돼 산청과 하동에 걸친 산불이 장기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미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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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령 기자 (pear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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