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형 따라 하던 배우 이상인 둘째 본 오은영의 진단
[김종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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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21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배우 이상인과 삼 형제 육아로 벼랑 끝에 선 엄마'의 두 번째 이야기가 담겼다. 오은영 박사와의 대화를 통해 6년 만에 희망을 찾은 엄마는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이상인도 주말 부부 청산을 계획 중이라며 변화를 다짐했다. 그들이 다시 스튜디오를 찾은 까닭은 금쪽이(첫째)를 돌보느라 상대적으로 등한시했던 동생들 육아를 점검받기 위함이었다.
첫 주차 솔루션이 끝난 후 부부는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집으로 돌아간 부부는 첫째가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한 마디로 규정되어 '자폐 아이'라고 불리는 게 싫었다는 속마음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젠 '어차피 알고 있던' 사실을 받아들이고, 합심해 첫째에게 꼭 맞는 교육을 해야 할 시점이었다. 이상인은 첫째와 함께 텅 빈 교실을 찾았다. 일일 선생님이 되어 학교 적응 훈련을 돕기 위해서였다.
스스로 해낼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였는데, 발전 가능성을 발견해 다행스러운 하루였다. 오은영은 자폐 스펙트럼의 경우 변수가 많은 사회생활에서 쉽게 불안을 경험하기 때문에 실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일일이 반복적으로 가르쳐서 외우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발달 장애 행동치료 기법인 'ABA(Applied Behavior Analysis) 교육법'이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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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오은영은 인간의 본성은 교육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이라 전제하며, 이 본성이란 특히 약자를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약자를 공격하기 쉽다는 뜻이다. 둘째에겐 형이 약자일 터, 앞으로 점점 더 차이가 벌어질수록 이런 공격성을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았다. 아직까진 '수동 공격성'에 머물러 있지만, 나중에는 대놓고 공격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해 보였다.
한편, 둘째의 이상 행동이 포착됐다. 엄마와 함께 양치를 하는 첫째를 보더니 갑자기 강아지 흉내를 냈고, 아빠와 첫째가 함께 종이접기를 하는 모습을 보더니 괴성을 질러댔다. 이때 셋째가 등장해 자리까지 빼앗기니 더욱 처량했다. 그럼에도 셋째를 잘 보살피려 했지만, 아빠가 목소리 큰 셋째에게만 귀를 기울이자 울먹이다가 주먹으로 셋째의 얼굴을 강타했다. 참다 참다 억울함이 터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친구가 말을 걸어도 머뭇거리며 뒷걸음질쳤다. 뭔가 어색한 듯 '이등변 삼각형', '엉덩이 같기도 하고'라며 뜬금없는 말을 반복했다. 알고보니 집에서와 달리 유치원에서 첫째의 말을 따라한 것이다. 영상을 지켜보던 이상인은 형의 자폐 스펙트럼 행동을 모방하는 둘째의 모습에 많이 놀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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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실제로 장난을 치다가 엄마와 부딪쳐 넘어진 둘째는 울음을 터뜨렸는데, 엄마는 그 마음을 어루만져주지 못하고 그 상황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열중했다. 그 와중에 첫째가 등장해 상황을 악화시켰고, 온전히 자신의 시간이 주어지지 않자 급기야 둘째는 엄마의 사랑을 의심했다. 엄마는 팬티와 버지를 거꾸로 입은 첫째의 모습에 웃음을 짓다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화를 냈다.
우울감이 있는 엄마의 급변하는 감정 기복에 아이들은 헷갈려했다. 그럼에도 삼 형제는 지친 엄마를 안아주며 걱정했다. 엄마를 향한 그 절실한 마음에 가슴이 아려왔다. 오은영은 둘째의 속상함은 마무리가 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됐다며 억울함이 쌓였을 거라 분석했다. 머리로는 엄마의 말을 이해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둘째에게 필요한 건 건강한 감정 교육이었다.
한편, 주말부부인 그들이 매주 겪는 생이별 장면은 눈물 없이 보기 힘들었다. 엄마는 한껏 예민한 상태였고, 아이들은 눈치를 봐야 했다. 승차장에서 결국 셋째의 눈물보가 터졌다. 엄마도 감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오은영은 아이들에게는 부모라는 안정된 세상이 필요하다며, 엄마라는 유일한 세상이 흔들리면 아이들 마음에 불안이 싹튼다고 조언했다.
"형이랑 말이 통하고 싶은데 형이랑 말이 안 통해요. 그래서 외로워요. 외롭지만 엄마 아빠도 힘드니까 참을 거예요" (둘째)
둘째의 속마음을 들은 부모는 오열했다. 아이답지 않게 성숙한 둘째가 대견하면서도 안타까웠던 것이리라. 둘째는 아빠를 데려다 주는 기차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고, 한숨 쉬는 엄마를 걱정했다. 아빠가 매일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상인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육아는 엄마의 행복인데, 일 때문에 그동안 놓쳐왔던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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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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