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배당 늘렸다”…美 증시로 이민갔던 개미들 다시 찾는 이곳은?[K주식, 이걸 사? 말아?]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2025. 3. 2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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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장으로 이동하는 서학개미 이미지를 챗GPT에 요청했다. [사진 = 챗GPT]
지난해 많은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뭉칫돈을 들고 미국 증시로 넘어갔습니다. “한국 주식은 장투(장기 투자)가 안 된다”며 우량주 매물을 쏟아냈고 코스피, 코스닥지수는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큰 폭의 하락으로 오히려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싸진 국내 주식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증시가 부침을 겪고 있지만 장기 투자하면 언젠가 오른다는 믿음이 굳건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국내 증시에선 장기 투자가 불가능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로 묵묵히 실적을 내면서 계속해서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 환원 폭을 넓히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최근 화두가 됐던 ‘밸류업’이란 단어가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이전에도 주가가 우상향하는 곳들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연간 영업이익률이 40%대를 자랑하면서 배당도 꾸준히 늘려왔던 성장 우량주인 ‘리노공업’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리노공업 주가 추이[사진 출처=네이버증권 갈무리]
리노공업, K증시에서 진정한 우상향을 보여준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리노공업은 전 거래일 보다 4000원(1.93%) 상승한 2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3조2161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12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리노공업의 주가는 10년 전인 2015년 3만~4만원 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30만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제작 공정 중 검사장비에 사용되는 핀과 소켓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반도체 칩 제조 공정 마지막 단계에서 칩 메이커 업체들은 개별 칩의 성능을 검사하는 패키지 테스트 과정을 거칩니다. 리노공업은 칩 테스트 공정에 사용되는 포고형 핀인 ‘리노핀’을 만들어 공급합니다. 못과 같은 생김새로 아주 날카롭게 생겼지만 리노핀을 통해 칩과 장비 사이에 전기 신호가 오가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반도체 검사용 핀의 길이는 0.3mm 정도입니다. 하지만 리노핀은 0.1mm 이하까지도 가능한 만큼 뛰어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품이 점점 더 작아지기에 칩 메이커 업체들이 리노공업의 리노핀을 선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죠.

리노공업 핀 사진[사진 출처=리노공업 IR자료]
아울러 리노공업은 핀 모양과 소재를 다양하게 만들어 여러 종류의 칩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미 상용화된 칩이 아닌 이제 막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칩에 대해 검사를 진행할 때 맞춤형 칩 테스트가 진행되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맞춤형 핀이 요구됩니다. 대부분의 핀 제조 업체가 제조부터 공급까지 1~2개월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지만 리노공업은 2주만에 핀을 제작해 공급을 완료합니다. 그리고 대량 생산 제품이 아니기에 제품의 수익성을 높게 확보할 수 있죠. AI(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되는 온디바이스 칩 종류가 확대될수록 리노공업의 수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우황제 밸류에듀리서치 대표이사는 저서에서 리노공업에 대해 “스마트폰용 칩 테스트에 사용되는 핀을 활발히 공급해 왔지만 점차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차량용 반도체 등 새로운 영역으로 핀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 변화에 따라 실적 성장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수 있으므로 전방산업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노공업 고객사 목록[사진 출처=리노공업 IR자료]
반도체 사이클 덜 타는 리노…영업이익률 40% 비결은?
통상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의 증감에 따라 사이클을 탑니다. 과잉 공급이 우려되면 반도체 수요가 줄어 그만큼 수익성이 감소하고, 반대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 기업들이 설비투자(CAPEX)를 늘리면서 여기에 대응하죠.

리노공업도 반도체 후공정 업체로 분류되는 만큼 사이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 민감도가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낮았습니다. 삼성, 엔비디아, 퀄컴, 시스코,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해놓은 상태고 핀·소켓 분야에서의 절대적인 우위가 명확하기 때문이죠.

리노공업의 매출액은 꾸준하게 증가했습니다. 2009년을 제외하고 2005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매출액이 증가했습니다. 2023년과 2024년엔 경기침체 여파로 매출액이 2022년에 비해 줄어들었지만 오히려 영업이익률은 42%대에서 44%대로 증가했습니다.

기업의 마진은 제품과 서비스에 부가된 경제적 가치와 더불어 경쟁 강도에 의해서도 결정됩니다. 리노공업의 미세 공정력에 대한 경쟁자가 없기에 절대적인 수익성을 기록할 수 있게 된 것이죠.

리노공업 연간 실적[사진 출처=리노공업 IR자료]
지난해 4분기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리노공업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834억원, 영업이익은 37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김동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팹리스 고객사의 신흥국 중심의 모바일 수요 회복과 고객사 재고 소진 종류에 따른 재고 축적 수요가 호실적을 견인했다”며 “양산용 소켓 수요 회복은 북미 세트사 물량 성수기인 올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당도 계속 늘렸다…주주환원에도 진심인 리노공업
국내 상장사들 중 이익을 창출하고도 이를 주주들에게 돌려주지 않은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최근에서야 시장 안팎에서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자사주 소각, 감액배당 등으로 밸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리노공업은 이전부터 확실한 주주환원을 해왔습니다.

리노공업은 계속해서 주당배당금(DPS)를 꾸준히 늘려왔습니다. 2013년 DPS가 550원이었는데 △2014년 700원 △2015년 800원 △2016년 900원 △2017년 1000원 △2018년 1100원 △2019년 1200원 △2020년 1500원 △2021년 2500원 △2022년 3000원으로 증가했습니다. 2023년과 2024년은 DPS가 3000원으로 동일합니다.

리노공업 주당배당금 추이
배당성향은 30~40%로 유지되면서 회사의 성장 결과를 최대주주가 독점하는 게 아닌 주주들에게도 나눠주고 있습니다. 리노공업의 전방산업이 확대되고 주주친화적인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줬기에 일각에선 리노공업이 장기 투자가 가능한 미국식 우량 성장주의 모습을 갖췄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제 리노공업은 ‘언노운(Unknown·생소한)’ 기업이 아닌 ‘웰노운(Well-known·잘 알려진)’ 기업이 됐다”며 “기업가치가 재평가된 이후 주가의 낙폭이 과대하게 나타났을 때 투자를 검토하는 게 좋다”고 했습니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리노공업의 목표주가는 △LS증권 24만원 △SK증권 28만원 △메리츠증권 24만6000원 △삼성증권 28만원 △유진투자증권 26만원 △하나증권 26만원 등입니다.

반도체 (미드저니)
고환율, 정치적 혼란 등으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갈 곳 잃은 투자자들이 넘쳐났고 미국 증시로의 투자 이민자들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K증시 한편에서 묵묵히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종목들도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희망과 꿈이 될 수 있도록 차세대 주도주를 발굴하고 좋은 우량주를 꼼꼼히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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