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아언니 조언대로 나를 믿고 점프 … 개인 최고 점수 도전"
26일 ISU세계선수권대회 출전
AG·사대륙 이어 3연속 金노려
우상 김연아 조언, 자신감 쑥
긴장되는 순간에도 실력 발휘
"유종의 미 거둔 뒤 내년 준비
동계올림픽 프로젝트 가동"
'하던 대로 하자.' 김채연(18)이 경기에 앞서 거울을 보며 자기 자신에게 외치는 다짐이다. 김연아에게 스스로를 믿고 연기를 펼쳐야 한다고 조언 받은 그는 최근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꿈꾸지만 실현하기 어려운 '하던 대로 하자'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아시아와 사대륙을 평정했던 김채연은 이제 피겨 세계 정복에 나선다. 무대는 오는 26일(한국시간) 개막하는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세계선수권대회다.
23일 대회가 열리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으로 떠난 김채연은 최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사대륙선수권대회 때처럼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 최고점을 경신하고 싶다.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넘어서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2024~2025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보겠다"고 강조했다.
김채연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09·2013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연아에 이어 한국 여자 피겨의 황금기를 재연할 유력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한 만큼 김채연의 활약에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3개의 국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잠시 고민하던 김채연은 "앞서 출전했던 두 대회에서 잘해서 그런지 부담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에 대한 생각은 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자신 있게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채연이 가장 욕심내는 한 가지는 개인 최고점 경신이다. 올 시즌에만 두 차례 개인 최고점을 새롭게 갈아치운 그는 지난달 사대륙선수권대회의 쇼트 프로그램 74.02점, 프리 스케이팅 148.36점, 총점 222.38점보다 높은 점수를 획득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채연은 "점프와 기술 동작 등을 모두 성공했을 때 기분이 정말 좋다. 연기를 실수 없이 마쳤을 때 찾아오는 기쁨을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며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10년 가까이 하루 8시간 이상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을 더하면 7분 정도인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최고의 연기를 펼쳐보겠다"고 강조했다.
실전에서 웬만해서는 실수를 하지 않고 준비한 것들을 모두 보여주는 강심장으로 거듭나는 데 김연아의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와 '너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채연은 "보기와는 다르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라 경기에 앞서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김연아 선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게 됐다. 여기에 김연아 선배의 조언대로 나 자신을 믿기 시작했고 어느새 세계랭킹 3위로 순위가 급상승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KB금융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사대륙선수권대회 등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 김채연은 어머니의 특급 내조를 받아 전혀 힘들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를 치르고 한국에 오면 어머니께서 맛있는 음식을 해주신다. 에너지를 계속해서 충전해서 그런지 즐거운 마음으로 올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며 "경기장 안에서는 어머니가 제작한 의상 때문에 힘이 더 나는 것 같다. 내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어머니께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채연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또 한 명의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새로운 후원사로 함께하게 된 KB금융그룹이다. 과거 따뜻한 파트너십의 일환인 KB금융 피겨 꿈나무 장학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던 김채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피겨 선수로 거듭났다. 김채연은 "주변의 도움이 없이는 여기까지 절대 올 수 없었다. 부모님과 후원사 등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운동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만큼 계속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2024~2025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고 있는 김채연은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메달 프로젝트를 도울 팀은 이미 꾸려졌다. 김채연은 최형경, 김나현, 김민석 코치와 함께 힘을 합쳐 김연아에 이어 한국인 두 번째 동계올림픽 피겨 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그는 "다음 시즌에는 동계올림픽이 예정돼 있는 만큼 준비를 더욱더 철저히 해보려고 한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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