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한 후배들”…전공의 질타한 서울의대 교수들 [이번주인공]

이진한 기자(mystic2j@mk.co.kr) 2025. 3.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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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셋째 주 국민들의 마음에 들어온 ‘이번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고생하는 동료에 조롱만”...전공의 질타한 서울의대 교수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강희경(왼쪽) 교수와 하은진 교수가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더 나은 의료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의료소비자·공급자 공동행동’이 연 ‘우리의 현주소: 의료시스템 수행지표의 팩트 검토’ 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의정갈등’이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집단휴학’을 강요하는 의대생들과 ‘무조건 복귀 반대’를 외치는 전공의들에게 일침을 날린 스승들이 나섰습니다. 서울대 의대와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은진(신경외과)·오주환(국제보건정책)·한세원(혈액종양내과)·강희경(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복귀하는 동료는 더 이상 동료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께, 이제는 결정할 때입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습니다.

교수들은 성명서에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의료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의 페이스북 글들 등 그 안에는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 난다”며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가. 이들 중 우리의 제자·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낀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전공의·의대생들의 무대응 행보에 대해서도 비판했습니다.

이번 의정갈등의 피해자로 사직과 휴학을 스스로 선택한 전공의와 의대생이 아닌, 지난 1년간 외면 당한 환자와 그의 가족들이라고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또 병원에 남아 있는 의료진을 향한 내부 조롱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책무를 다하는 전문가의 모습으로 개혁을 이끌 것인가, 아니면 계속 방해하는 훼방꾼으로 낙인찍혀 (의사면허라는) 독점권을 잃고 도태될 것인가”라며 “국내 의료 체계와 우리의 근로 환경을 지속 가능하게 바꿔 갈 것인지 결정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계엄사태, 놀랍지 않아”...8년 만에 방한한 유발 하라리
저술가 유발 하라리가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AI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김영사>
초대형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와 최근 신작 ‘넥서스’를 펴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신간 홍보를 위해 아시아 투어 중인 그는 8년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인공지능(AI) 혁명의 진행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인간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재앙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라리는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소셜미디어의 폐해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디어의 핵심은 ‘정보가 신뢰할 만한가’에 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는 어이없게도 정보를 거를 메커니즘이 없다”며 “엔터테인먼트와 뉴스를 구별하지 못한다. 알고리즘은 진실에 관심이 없고,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것을 가장 많이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계엄 사태에 관한 질문에는 “놀라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하라리는 “민주주의 역사에서 늘 있던 문제”라며 “계엄·쿠테타가 군대에 의해 일어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친위 쿠테타’, 즉 정부나 집권 정당에 의해 훨씬 많이 일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민주주의 체제에서 독재자는 처음에는 법을 이용해 권력을 잡지만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법 자체를 파괴한다”며 “자유로운 언론과 독립된 사법부가 없다면 선거는 언제든지 조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삼성 잘돼야 투자자 잘산다”...‘생즉사’ 이재용 만난 이재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열린 ‘청년 취업 지원 현장 간담회’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김호영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 공개 회담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회장은 캠퍼스 로비에 직접 내려와 이 대표를 맞이했고, 이 대표는 이 회장에게 첫 마디로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된다”며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살 수있다”고 말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날 15분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대표는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세상이라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게 정말 중요하다”며 “삼성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삼성전자를 격려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비공개면담에서는 정부·기업의 공공외교 협력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일본과 비교하면 공공외교 측면에선 우리가 많이 부족하다”며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가 오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반도체특별법과 상법 개정안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52시간 근무 문제가 다시 이슈화되는 것을 피해 간 모양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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