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도망쳐! '토트넘 복귀설' 포체티노 감독 대굴욕...미국 데뷔전서 '약체' 파나마에 0-1 패
[포포투=김아인]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미국 국가대표팀 데뷔전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미국은 21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F) 네이션리그 준결승에서 파나마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미국의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전체적인 경기 양상은 미국이 우세했다. 점유율 67%로 경기를 주도했고 슈팅 12차례와 유효슈팅 5개, 빅 찬스 3개를 만들었다. 하지만 파나마 골키퍼 올란도 모스케라가 5차례의 선방쇼를 펼치는 등 파나마 골문을 단단히 틀어막으면서 좀처럼 결정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미국은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교체로 투입된 파나마의 33세 베테랑 공격수 세실리오 워터만이 극장골을 만들면서 0-1로 무너졌다. 이 골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고, 순식간에 경기는 파나마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미국은 이 대회 결승 진출이 무산됐고, 3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미국은 오는 24일 준결승에서 멕시코를 넘지 못한 캐나다와 3, 4위전을 치를 예정이다.
포체티노 감독의 첫 승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날 미국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포체티노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경기를 시작한 방식이 좋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실망스럽다. 우리는 전반전에 너무 느렸고, 공을 가졌을 때 공격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우리는 미국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나아져야 하고, 열심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충분하지 않을 거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실점 상황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축구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며, 경합에서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포체티노는 수비수 출신으로 에스파뇰, 파리 생제르맹(PSG) 등에서 활약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에스파뇰, 사우샘프턴 감독직을 거쳐 지도력을 인정받으면서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게 됐다. 2014-15시즌부터 2019-20시즌까지 토트넘을 맡았고, 이 시기 손흥민, 해리 케인 등을 지도하며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다.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을 이루며 토트넘의 전성기를 구현했다.
이후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감독직 생활을 하다가 경질됐다. 1년의 공백 기간을 거친 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첼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프리미어리그(PL)에 복귀했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냈다. 첼시는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4억 파운드(약 7000억 원)를 투자하며 크리스토퍼 은쿤쿠, 모이세스 카이세도, 악셀 디사시, 로메오 라비아, 니콜라 잭슨 등을 영입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순위도 내려앉기 시작했다. 그나마 후반기에는 리그 순위를 최종 6위까지 끌어올리며 유럽 대항전 진출을 이뤘지만, 결국 구단은 1년 만에 이별을 선택했다. 이후 여름을 지나 지난해 9월 미국 대표팀에 부임하게 됐다.
최근 토트넘 복귀설이 떠오르면서 화제가 됐다. 영국 '커트 오프사이드'는 20일 "토트넘 회장 다니엘 레비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부진한 상황 속에서 전 토트넘 감독 포체티노와 함께 런던의 한 카페에서 포착됐다. 그들은 런던 북부의 커피숍 밖에서 나란히 앉아 있었다"고 전달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역대급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프리미어리그(PL) 14위까지 내려왔고 FA컵,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 전부 탈락했다. 핵심 선수들이 대거 부상을 입으면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시즌 전반기를 지나면서 제대로 된 전력을 꾸리기 어려웠고, 리그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면서 최악의 경기력이 계속됐다. 토트넘은 AZ 알크마르를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8강에 진출하면서 유일한 우승 희망을 남겨두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미래는 나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최근엔 벌써 토트넘이 후임 감독을 찾았다는 소식도 있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감독 교체를 강요받는다면, 안도니 이라올라와 마르코 실바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본머스는 이라올라 감독을 지킬 것으로 보이지만, 풀럼에서의 훌륭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실바는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비 회장과의 만남에 토트넘 팬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보이 홋스퍼'는 20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면서 미래가 위태롭다. 토트넘이 감독 교체를 계획하고 있고 후임으로 포체티노 전 토트넘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포체티노가 최근 토트넘이 그립다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는 영국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구단을 떠날 때 진행한 인터뷰에서, 언젠가 토트넘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던 것을 항상 기억한다. 지금은 미국에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겠지만, 그 때 한 말은 지금도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다. 맞다, 언젠가 돌아가고 싶다”며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이어 “우리가 함께한 6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모든 감정적인 기복에 휩싸인 일들이 많았기에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원만하게 작별했다. 하나는 직업적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개인적 문제였다. 토트넘을 떠난 뒤에도, 우리는(레비 회장과 자신) 여전히 아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 부임 후 데뷔전에서 약체로 평가받는 파나마전 충격패로 굴욕을 당하게 됐다. 현재로서는 포체티노가 토트넘에 돌아올 가능성이 적다. 미국은 내년에 자국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해 포체티노와 2026년까지 계약을 맺었고, 당장 토트넘도 감독 경질 징조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흥민의 계약도 2026년까지 연장됐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다. 애제자 손흥민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더 크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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