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은 1억 비닐봉투에 담아 무작정 대학 찾은 노점상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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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 내 동네, 내 나라라는 표현보단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우리나라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농사를 지으면서 상무금요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정순 할머니(80)의 이야기다.
지난 21일 오전 노점상에서 김 할머니를 만났다.
전남 함평에서 사는 김 할머니는 금요일을 빼고는 모두 밭에서 작물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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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쓴 감사편지 간직"…전남대 기부 80세 김정순 할머니
[편집자주] 내 가족, 내 동네, 내 나라라는 표현보단 우리 가족, 우리 동네, 우리나라라는 말이 더 자연스럽다. 우리들 마음에 '공동체 정신'이 녹아 있어서다. 자신의 빛을 나눠 우리 공동체를 밝히는 시민들을 소개한다.
(광주=뉴스1) 박지현 기자 = "제가 못 배운게 한이 됐어요. 저를 선생님이라 불러준 학생이 참 감사하더라고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노점상으로 번 돈 1억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려고 마음 먹었다. 방법을 몰라 무작정 비닐봉투에 현금을 넣어 지난 2019년 전남대학교로 찾아갔다. 그렇게 시작된 장학금 수여는 2025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상무금요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는 김정순 할머니(80)의 이야기다. 지난 21일 오전 노점상에서 김 할머니를 만났다. 직접 농사 지은 콩과 고추 나물 등이 그의 앞에 놓여 있었다.
전남 함평에서 사는 김 할머니는 금요일을 빼고는 모두 밭에서 작물을 키운다. 직접 키운 작물을 매주 금요일 광주 상무금요시장에서 팔고 있다. 쉴 새 없이 마늘을 까는 그의 주름진 손은 그동안 억척스럽게 살아온 삶이 녹아있는 듯 했다.
장학금을 기부하게 된 것은 배움에 대한 갈망 때문이다.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시절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가지 못한 게 한이 됐다. 친오빠가 학교에 다녀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부러워했다. 그때부터 할머니에게는 꿈이 생겼다.
김 할머니의 꿈은 지난 2019년 현실로 이어졌다. 전남대에 1억 원을 기부하면서다. 전남대는 '김정순 장학금' 명목으로 현재까지 4번의 장학금 수여식을 열었다. 매년 4명의 장학생을 선정해 2027년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로부터 받은 감사 편지는 큰 보람이다. 손편지와 함께 찍은 사진들을 앨범으로 만들어 '모셔뒀다'고 한다. 생각날 때마다 한번씩 꺼내본다. 학생들 중에는 자녀가 2명이지만 뒤늦게 배움의 길을 간 학부모도 있다.
김 할머니는 의과대 학생이 직접 쓴 손편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자신을 '선생님'이라고 불러줘서다. 보통 자신을 할머니 또는 여사님이라고 칭한다. 졸업장이 없는 자신을 선생님이라 불러준게 감사하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전남대에 400만 원을 추가 기부할 예정이다. 그동안 매년 4명의 학생들에게 각각 200만원 씩의 장학금 수여해왔다. 다가오는 2027년에는 400만원의 금액만 남아 1명당 100만원씩만 줄 수 있다. 그는 "그동안 학비명목으로 200만원을 줬는데 학생들에게 100만원씩만 줄 수 없지 않겠냐"며 "400만원을 더 내면 2027년 장학생들도 200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기부가 쉽지만은 않았다. 노점상을 하며 버는 돈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기부에 앞서 자녀들의 만류는 없었느냐고 묻자 "내 오랜 바람을 알고있기에 어머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정순 할머니는 학생들이 훌륭하게 자라 사회에 이바지하는 게 바램이다. 그동안 만났던 연이 닿은 학생들의 이름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들이 잘 성장해 주길 기원하는 마음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니마 보탬이 되면 좋겠다"며 웃음 지었다.
war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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