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의대 교수들 “학생 유급·제적땐 우리도 교정 설수 없다”

정봉오 기자 2025. 3. 21. 14: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국 의과대학들이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원칙에 따라 제적 혹은 유급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데 대해 고려대 의료원 교수들이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유급이나 제적을 적용할 경우 우리 교수들도 교정에 교육자로서 설 수 없다"고 맞섰다.

고려대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집단 휴학 중인 의대생들의 복귀 마지막 날인 21일 성명을 내고 정부를 향해 "학생들에게 휴학 승인을 하지 못하도록 한 전체주의적이고 반자유적인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대생 복귀 시한 앞두고 성명
“정부 휴학 불허 방침 철회해야
학생도 학업 복귀하길 간곡히 부탁”
고려대 의과대학. 뉴스1
전국 의과대학들이 의대생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원칙에 따라 제적 혹은 유급 처리하겠다고 합의한 데 대해 고려대 의료원 교수들이 “(복귀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유급이나 제적을 적용할 경우 우리 교수들도 교정에 교육자로서 설 수 없다”고 맞섰다. 다만 이들 교수들은 의대생들을 향해서도 “학업의 전당으로 복귀하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고려대 의료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집단 휴학 중인 의대생들의 복귀 마지막 날인 21일 성명을 내고 정부를 향해 “학생들에게 휴학 승인을 하지 못하도록 한 전체주의적이고 반자유적인 행태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비대위는 “휴학은 본인들의 당연한 권리”라며 “작금의 사태로 인해 도저히 정상적으로 수업을 들을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본인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한 휴학에 대해 승인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 정권이 독재정권, 파쇼임을 공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대위는 “잠시 한 때 갖는 알량한 힘으로 학생들의 정당한 권리를 탄압하는 행태를 당장 거두라. 그리고 정직하게 정책 실패를 인정하라”며 “의료계와 협력해 실패를 기회로 현재의 의료 상황을 역전시키는 의료정책을 제시하고 지원하라”고 했다.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사물함에 흰 가운이 놓여 있다. 2024.03.11. 뉴시스
비대위는 ‘의과대학 학장단’과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를 향해서도 “제적을 운운하며 복귀를 권유하는 것은 교육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는 아니다”라며 “우리 기성세대가 바로 잡지 못했던 정책의 오류를 지난 1년 동안 자기들의 인생을 희생하며 의료 개악을 막고자 저항한 후배, 제자들을 지지해 주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길 부탁드리는 바”라고 했다.
또 비대위는 의대 학생들에게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은 많은 의료계의 현안을 보며 사회에, 의료계 선배들에게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임을 인정한다”며 “앞으로의 투쟁에 대해 비록 미덥고 부족하겠지만 위의 세대에게 넘기고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학업에 매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비대위는 “학생들이 복귀하는 것을 진심으로 희망하면서 학생들의 자율적인 의견을 존중하며 지지한다”며 “이젠 선배들이 나서고 교수들이 나설 것임을 다시 한 번 천명한다”고 했다.

앞서 교육부는 18일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총협에 ‘동맹 휴학을 승인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는 “집단 행동의 일환으로 이뤄지는 집단적인 대규모 휴학은 휴학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의총협은 19일 간담회를 열고 의대생들의 휴학계를 21일까지 반려하기로 합의했다. 유급 및 제적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학칙에서 규정한 원칙대로 처리하기로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