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휴일 축소 논의…"하루 줄이면 GDP 0.2%↑"

김계연 2025. 3. 21.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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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경제가 역성장한 독일에서 경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휴일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RD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경제연구소(IW)는 최근 공휴일을 하루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50억유로, 최대 86억유로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독일노조총연맹(DGB)은 "공휴일을 없앤다고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공휴일은 사치가 아니라 휴식으로 생산성에 기여하는 노동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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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인프라 투자 위해 세수 늘려야"…노조 "휴식, 생산성 기여"
독일 자동차 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2년 연속 경제가 역성장한 독일에서 경제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공휴일을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RD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경제연구소(IW)는 최근 공휴일을 하루 줄이면 국내총생산(GDP)이 최소 50억유로, 최대 86억유로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근무일을 하루 늘릴 때마다 연간 GDP가 최대 0.2% 늘어난다는 계산이다.

IW의 크리스토프 슈뢰더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거대한 인구학적 문제에 직면했다. 이제 더 적은 노동 대신 더 많은 노동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거 은퇴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노동시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연방정부 경제정책자문위원장인 모니카 슈니처는 공휴일을 하루 줄여 정부 수입을 4억유로 늘린 덴마크의 모범사례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덴마크는 국방예산 확보를 위해 부활절 이후 네 번째 금요일인 '대기도일'을 지난해부터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독일의 만성적 노동력 부족은 최근 경기침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여기에 정치권이 인프라 투자를 위해 10여년간 5천억유로의 특별기금을 조성하기로 하면서 경제계를 중심으로 공휴일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인프라 투자로 발생할 정부 부채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경제생산량을 늘려 세수를 더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 부채시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독일노조총연맹(DGB)은 "공휴일을 없앤다고 경제가 살아나지는 않는다. 공휴일은 사치가 아니라 휴식으로 생산성에 기여하는 노동문화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독일 재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테슬라 공장 등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직원들이 병가를 다른 나라보다 많이 쓰고 근무환경이 느슨하다며 불만을 토로해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3년 독일의 1인당 노동시간은 1천343시간으로 OECD 평균 1천742시간은 물론 폴란드(1천803시간), 체코(1천766시간), 영국(1천524시간), 프랑스(1천500시간) 등 유럽 다른 나라보다 적었다.

그러나 공휴일 자체가 많은 건 아니다. 독일 공휴일은 주(州)에 따라 10∼11일로 스페인(12∼14일), 오스트리아(13일), 이탈리아(12일) 등 주변국에 비해 적다.

노동계는 오히려 공휴일을 늘려달라고 요구한다. 공공서비스노조 베르디(Ver.di)는 세계 여성의 날인 3월8일을 공휴일로 지정해달라고 니더작센주 의회에 청원을 냈다. 독일 주정부는 연방정부와 별개로 공휴일을 정할 수 있다. 여성의 날은 현재 16개 연방주 가운데 베를린과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 공휴일이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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