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산업...어떤 기업 뜨나 [스페셜리포트]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suhoz@mk.co.kr), 지유진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jyujin1115@korea.ac.kr) 2025. 3. 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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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 뜨나

“유치원이 문을 닫고 노치원(노인+유치원, 데이케어센터)으로 전환되는 사례처럼 기존 산업이 시니어를 주요 소비층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많아질 것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의 진단이다. 일동후디스의 ‘하이뮨’이 누적 매출 3000억원을 넘긴 배경도 이와 맞닿아 있다. 서 교수는 “저출생으로 분유 수요가 줄어들자 타깃을 6070세대로 변경하고 트로트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 성공했다”며 “한국 시니어 시장이 이제 개화하기 시작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이런 식으로 시니어 산업은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로 인식된다.

시니어 산업은 크게 ▲요양·돌봄·시니어 하우징 ▲여가·문화 ▲취업·커뮤니티 ▲케어푸드·에이지테크 등으로 나눌 수 있다.

1. 시니어 하우징

주거·케어 결합으로 급부상

시니어 하우징은 초고령 사회 진입의 최대 수혜 산업으로 평가된다. 실버타운, 고령자 복지주택, 시니어 레지던스 등 고령층 맞춤 주거 공간을 포괄하는 이 시장은 정부의 정책 지원과 민간의 투자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7월 정부는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연간 3000가구의 고령자 복지주택 공급, 중산층·유주택 고령층을 위한 실버스테이 시범 사업 등을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시니어 레지던스 세대 비중은 0.12%로, 일본(2%)과 미국(4.8%)에 비해 턱없이 낮다. 그러나 고령화 속도를 고려하면 향후 10년 내 급성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확대되며 2030년까지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성장세를 포착해 기존 대형 건설사와 호텔, 보험사는 물론 최근에는 전문 케어 기업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KB손해보험 산하 KB골든라이프케어가 업계 최초로 실버타운 사업에 진출해 지금은 대기자가 넘쳐날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트업 역시 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스타트업과 손잡고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케어닥’과 손잡고 대규모 펀드를 조성해 수도권 내 50개 시니어 주택 건설에 나섰다. 미국 TWG그룹도 ‘케어링’과 협력하며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 외국인 투자자는 한국 시니어의 높은 구매력과 도심형 고급 주거 수요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종전 주택의 리모델링 시장도 덩달아 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근육이 약해지는 시니어 특성상 욕실 개조, 주택 리모델링, 실버타운, 세컨하우스 등 거주 공간을 시니어에 맞게 조정하는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 여가·문화

경로당 대신 데이팅 앱

6시간 51분.

노년기 1일 평균 여가 시간(2023년 노인실태조사, 보건복지부)이다. 성인 여가 시간 4시간 47분 대비 훨씬 많다. 통상 이전 세대는 경로당, 복지관에서 여가 시간을 소비해왔다. 최근 시니어층은 다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여가 활동 참여율이 매년 1%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커뮤니티 활동 참여가 17.2%를 차지한다. 그만큼 IT 서비스에 밝다는 의미다.

취향도 뚜렷하다. ‘2023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4.2%의 노인이 친목 단체 활동을, 6.6%가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었다. 특히 동호회 활동은 2011년 3.8%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가 노후에 가장 하고 싶은 활동 1위로 ‘관광(65.8%)’이 꼽혔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이런 통계를 바탕으로 여가 문화 관련 서비스 업체가 속속 등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소개한 시놀 외에도 여행비서가 동행하고 리무진 버스를 활용한 여행 상품 플랫폼으로 특화한 ‘아너드투어(법인명 포페런츠)’, 미술·와인 클래스 등 취미 커뮤니티로 차별화한 ‘오뉴’, 당근처럼 지역 동호회 문화를 구축하며 시니어의 사회적 교류를 지원하는 ‘오이’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포페런츠의 아너드투어는 승무원 출신 여행비서가 동행해 고객이 최대한 편리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행 전반에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3년 말 본격 서비스를 선보인 지 2년 만에 2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이런 성장세에 주목해 MYSC, 더웰스, 스트롱벤처스 등으로부터 25억원(누적 기준)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존 업체들도 이런 시장에 맞는 특화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여행 업계는 맞춤형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린다. 인터파크투어는 ‘베트남 보름살기’, 교원투어는 ‘제천 웰니스 여행’ 등 테마형 상품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박수호 기자 park.suho@mk.co.kr, 지유진 인턴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00호 (2025.03.06~2025.03.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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