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는 서울대, 오세훈은 숭실대···대학 강연에 몰리는 이유는
여당 대선주자들이 연이어 대학 강연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지만 대놓고 조기 대선을 준비할 수 없는 당내 상황과 탄핵 국면에서 조직화된 20대 보수 표심을 잡으려는 전략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9일 저녁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생회 초청 특강에 나선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특강 후 20여분 간 질의·답변도 예정돼 있다”며 “이 땅의 청년들이 혼란한 시국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볼 좋은 기회”라고 적었다. 홍 시장은 상대적으로 자신의 지지율이 높은 20대에서 조기 대선의 기반을 다지려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 숭실대에서 전국총학생회협의회 주최 ‘왜 다시 성장인가, 미래세대를 위한 국가’를 주제로 특강을 한다. 오는 24일 저서 <다시 성장이다> 출간에 앞서 자신의 경제 성장 전략을 젊은 층에게 설명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은 전날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 이어 이날 인천대에서 강연을 한다. 다음주 서울대와 중앙대 강연도 예정돼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대구 경북대를 찾아 ‘개헌, 시대를 바꾸자’를 주제로 청년 토크쇼를 진행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2일 경북대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여당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대학을 찾는 데는 명시적으로 조기 대선을 준비할 수 없는 현실이 반영됐다.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이나 각하를 바라는 보수 지지층이 많아 섣불리 파면을 가정하고 뛰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학이나 학생회의 초청을 받아 강연하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무대를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 가면 정치 행사라는 오해를 받기 쉽고, 현역 의원 참석률 경쟁도 해야 하지만 대학은 그런 부담이 적다.
이번 탄핵 국면에서 각 대학 학생들이 연달아 윤 대통령 탄핵반대 시국선언을 하는 등 보수 청년들의 목소리가 조직화하는 양상을 보이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학 특강을 통해 20대들과 직접 소통하면서 보수 청년층 지지를 자신에게로 끌어오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60대 이상 노년층과 20대의 지지를 받아 소위 ‘세대포위론’으로 승리했다는 분석이 있는데, 이번 조기 대선에서 그러한 승리 방정식을 재현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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