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하는데 신음소리"…30m 아래로 떨어진 치매 노인 찾아낸 경찰

지난 17일 오후 경찰과 소방이 관악산 인근 공원을 산책하다 굴러떨어진 80대 A씨를 구조했다./사진제공=서울 관악경찰서.

새벽에 관악산 인근 공원을 산책하다 30m 아래 산비탈로 굴러 떨어진 노인이 10시간 만에 경찰에 구조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7일 오후 신림지구대 경찰관들이 서울 관악구 난우공원에서 산책하다 실족해 비탈로 떨어진 80대 A씨를 구조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치매 환자다. 경찰은 사고 당일 오후 1시쯤 복지센터 원장으로부터 A씨가 실종됐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위치를 특정 후 난우공원 등산로 수색에 나섰다.

수색 과정에서 경찰은 A씨와 통화하며 '소리를 질러보라'고 유도했다. 그러던 중 한 등산객으로부터 '등산로 아래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는 제보를 받았다. 경찰은 해당 방향으로 수색하던 중 산 비탈길 수풀 속에 쓰러진 A씨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씨는 창백한 얼굴로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경찰은 즉시 구급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관들은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A씨 몸을 감싸 체온 유지를 도왔다. A씨는 이후 도착한 구급대 들것에 실려 안양 소재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A씨는 당시 새벽 4시쯤 집에서 나와 뒷산을 산책하던 중 실족해 약 30m 아래로 굴러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장시간 야외 노출 등으로 인해 폐렴 증세를 보였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를 최초로 발견한 김다현 경사는 "(A씨가) 호전 중이시고 건강상 문제가 없는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한시름 놓았다"며 "경찰관으로서 소중한 생명을 구하게 돼 매우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현수 기자 lhs17@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