꾹꾹 참던 미 대법 “트럼프, 선 넘었다”

민병기 기자 2025. 3. 1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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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와 사법부 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사 탄핵 주장에 보수 성향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사법부 흔들기가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 이례적으로 대법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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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행정부·사법부 갈등 격화
‘이민자 추방 정지명령’판사겨냥
“미치광이 좌파 탄핵” 대놓고 위협
대법원장, 이례적 직접반박 나서
“법관탄핵은 적절한 대응 아니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미국 행정부와 사법부 간 갈등이 격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사 탄핵 주장에 보수 성향 대법원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입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각종 정책 밀어붙이기에 이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올 경우 사법부 무시와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삼권분립과 권력 균형의 민주주의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선출직이 아닌 사법부가 선거에서 승리한 행정부의 권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는 선거 승리가 ‘뭐든지 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며 권력의 균형과 견제의 원리, 민주적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이른바 ‘적성국 국민법’을 동원한 불법 이민자 추방에 대해 일시 중지를 명령한 연방 판사를 겨냥해 “급진적 좌파 미치광이인 판사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서 “탄핵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대선) 일반투표를 상당수의 표 차로 이기지 못했고 7개 경합 주를 이긴 것도 아니다”라면서 자신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나는 유권자들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악랄하고 폭력적이며 미친 범죄자가 미국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신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만큼 사법부의 결정을 무시해도 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에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200년 이상 (법관) 탄핵은 사법부 결정을 둘러싼 이견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것이 입증돼 왔다”며 “그 목적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항소 절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의 사법부 흔들기가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 이례적으로 대법원장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트럼프 정부 1기 때인 2018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자신의 이민 정책을 거부한 판사를 ‘오바마 (임명) 판사’라고 비판하자 “오바마 판사나 트럼프 판사는 없다”면서 반박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5일 260명 이상의 이민자를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 이에 대해 제임스 보스버그 워싱턴DC 연방 판사는 같은 날 추방을 일시 정지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백악관은 이를 무시하고 추방을 강행했다. 앞서 법원의 잇단 제동에 J D 밴스 부통령은 “판사는 행정부의 합법적 권한을 통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부패를 보호하는 부패한 판사. 지금 당장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노골적인 사법부 겁박이 계속됐다. 마린 레비 듀크대 법학교수는 AP통신에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정부의 한 부(사법부)가 헌법상 의무를 다하지 못하도록 다른 부(행정부)가 위협하는 시도”라면서 “이것은 사법부의 독립성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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