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탈 인수 재추진 공식화…한화, 美 군함시장 정조준

안정준 기자 2025. 3. 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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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 인수 재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미국에 군함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 인수를 발판으로 미국 군함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화는 "이번 지분 인수는 글로벌 방위산업과 조선산업의 호조 속에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호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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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탈 현황/그래픽=이지혜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 인수 재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미국에 군함 건조가 가능한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 인수를 발판으로 미국 군함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다. 우선 호주 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아내는게 관건이다.

한화는 지난 17일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의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지분 외에도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TRS(Total Return Swap, 총수익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약 19.9%의 지분을 확보해 오스탈의 경영권을 가져오는게 목표다. 총 3000억원 안팎의 자금이 투입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했다.

한화는 "이번 지분 인수는 글로벌 방위산업과 조선산업의 호조 속에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호주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해 12월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섰다. 조선·방산업계는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이 이번 인수의 궁극적 목표인 것으로 보고있다.

오스탈은 서호주 헨더슨과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도 조선소가 있다. 이를 발판으로 오스탈은 미 해군의 4대 핵심 공급업체 자리에 올랐고 142억 호주달러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시장점유율 40~60%로 1위다.

미국은 연안무역법(Jones Act)을 통해 자국에서 건조된 선박으로만 미국 연안 운송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선은 물론 군함에도 이 법이 적용된다.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에 있는 조선소에 군함 건조를 맡길 수 있도록 한 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통과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조선소가 있는데다 군함 건조 실적도 풍부한 오스탈을 인수해 법적 변수와 무관하게 현지 군함시장 공략을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 함대 수요 대비 생산 능력이 부족한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맞아떨어진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군함 건조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국의 조선 경쟁력을 빌려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과 함께 한국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낸 이유다. 글로벌 상선·함정 분야에서 입증된 한화의 건조능력을 오스탈에 적용해 트럼프 행정부와 '윈·윈' 한다는게 그룹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우선 호주 당국의 승인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한화는 이날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FIRB)에 오스탈에 대한 19.9% 지분 투자 관련 승인도 동시에 신청했다. 업계는 FIRB 승인 여부가 인수 성사를 위한 1차 관문으로 보고있다. 지난해 한화측의 인수 제안을 오스탈 경영진이 거부한 근거도 호주 정부가 방산업체 인수를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단 불확실성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담당 마이클 쿨터 사장은 "한화는 오스탈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방위·조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략적 투자자로서 오스탈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며, 호주 현지 방위산업과 해군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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