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이 강남했더니...' 집값 본격 상승?

채신화 2025. 3. 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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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톡톡]이번주 서울 아파트값 0.20%↑
강남3구 상승률 2018년 활황기보다 높아
'토허제' 재지정 예고도…"당분간 상승"

요즘 강남 집값을 보면 2018년이 떠오릅니다. 한창 부동산 활황기였던 그때만큼이나 상승폭이 가파르거든요. 부동산 '대못' 규제로 꼽히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자 눌렸던 가격이 튀는 모습입니다. 

그 영향으로 강북과 서울 외곽도 꿈틀대고 있는데요. 정부와 서울시에선 필요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하겠다는 경고까지 나왔습니다. 과연 이번엔 집값 상승의 불씨가 번지기 전에 끌 수 있을까요?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강남 집값 뛰니 강북도 뛰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3월 둘째 주(10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이 보합 전환했는데요. 이로써 지난해 11월18일(-0.01%) 이후 15주째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췄습니다. 

서울의 오름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고요.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20%로 전주(0.14%)보다 크게 올랐는데요. 서울은 올해 2월3일(0.02%) 4주간의 보합을 마치고 상승 전환한 뒤로 매주 상승폭이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부동산원 측은 "비역세권, 구축 등 비선호 단지에서는 매수 관망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재건축 등 선호단지 위주로 수요가 집중되고 상승 계약이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이 이어진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강남권의 집값이 두드러지게 오르고 있는데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는 올해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해 이달 들어선 그 상승폭이 눈에 띄게 커졌습니다.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오르면서 지난주 아파트값 상승률이 0.49%에서 이번 주 0.62%로 큰 폭 올랐고요. 강남구(0.52%→0.69%)는 압구정·역삼동 주요 단지 위주로, 송파구(0.68%→0.72%)는 신천·잠실동 위주로 상승했습니다. 

강남이 오르니 강북도 꿈틀대고 있는데요. 강북의 '집값 풍향계'로 꼽히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상승폭도 커졌습니다. 마포는 지난주 0.11%에서 이번 주 0.21%, 용산은 0.10%에서 0.23%, 성동은 0.08%에서 0.29%로 각각 올랐습니다.

서울 외곽지역까지도 상승 전환하는 분위기입니다. '영끌족 성지'로 꼽히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이번 주 하락에서 모두 벗어났습니다. 이들 모두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가량 매주 하락세를 유지했는데요. 강북은 -0.02%→0.03%, 도봉은 -0.02%→0.01%, 노원은 -0.03%→보합 전환했습니다. 

수도권도 지난 2월24일(0.01%) 상승 전환한 뒤 3주째 상승세인데요.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 주 0.05%로 올랐습니다. 경기도가 지난주 -0.04%에서 이번 주 보합 전환했는데요. 재건축 사업 지역인 별양·부림동 위주로 오르면서 과천시의 상승률이 지난주 0.51%에서 이번 주 0.71%로 크게 올랐습니다. 

다만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에서 이번 주 -0.05%로 오히려 하락 폭이 커졌습니다. 연수구(-0.12%), 계양구(-0.08%), 미추홀구(-0.06%) 등의 집값이 내렸죠. 지방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지난주 -0.04%에서 이번 주 -0.05%로 내림폭이 조금 커졌는데요.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해 5월27일(-0.01%)부터 41주째 하락세입니다. 

서울 강남3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그래픽=비즈워치

'토허제' 효과는 진행중…앞으로는?

무엇보다 서울의 온도가 심상치 않은데요. 부동산 '대못' 규제로 꼽히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자 강남을 중심으로 눌렸던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리됩니다. 

지난달 서울시는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내 14곳의 재건축 단지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291곳)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했습니다. ▷관련기사:토허구역 해제…'잠삼대청' 웃고 '압여목성' 울었다(2월12일)

이후 이들 지역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가 지난달 30억원에 매매 계약돼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고, 잠실동 리센츠 59㎡도 지난달 24억3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올렸습니다. 

이번 주 강남3구의 아파트값 상승률도 2018년 이래 최대 수준입니다. 당시 부동산 시장은 전국적으로 가격이 오를 때였는데요. 송파구는 2018년 2월 첫째 주(0.76%), 강남구는 1월 넷째 주(0.93%), 서초구는 1월 다섯째 주(0.6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에 정부가 바짝 주시하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지난주부터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주요 지역에 현장점검반을 투입해 불법 행위 등을 단속 중이고요. 동시에 '차질 없는 주택 공급'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 시내 아파트 입주 물량은 4만7000가구로 최근 3년 새 가장 많죠. 내년엔 2만4000가구로 앞으로 2년간 총 7만1000가구의 신축 아파트가 공급될 전망이고요. 

정부와 서울시는 집값이 과하게 오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지난 13일 제13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는데요.

이 자리에서 서울시 측은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즉시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박상우 장관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가 (집값 상승의) 기폭제가 된 측면이 있다"며 "서울시와 면밀히 검토해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한 행동을 하겠다"고 했고요. 

다만 계절적 요인, 금리 인하 등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로 눌려있던 가격이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고 있는데 그 효과가 안정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울러 규제 완화뿐만 아니라 계절적 요인, 금리 인하 및 추가 인하 가능성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며 "당분간 상승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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