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휴전 지지하나 의문점 많아…트럼프와 얘기해봐야"(종합)

"우크라 재무장 위해 필요한가…휴전시 전선은 누가 통제하나"
"쿠르스크 전황 빠르게 바뀌고 있어…작전 성공 바탕으로 다음 단계 결정"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30일 휴전안'에는 의문점이 많다며 미국 측과 세부 사항을 논의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직접 통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적대행위 중단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장기적인 평화로 이어져야 한다며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푸틴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안'과 관련해서는 "그것이 왜 필요한가? 우크라이나의 추가 병력 모집이나 신규 군사 훈련, 무기 공급을 위해서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일시적인 전투 중단은 우크라이나가 재무장할 시간만 벌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에 반격하고 있는 접경지 쿠르스크의 전투 사령부에 녹색 군복을 입고 방문하고 있다. 2025.03.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푸틴은 "심각한 의문점이 있다"며 누가 적대행위 중단을 명령할지, 휴전이 성사될 경우 2000㎞에 달하는 전선을 누가 관리할지 등 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이야기해야 한다"며 "휴전 자체는 옳은 일이고 우리는 그것을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쟁점들이 있고, 아마도 내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푸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에 관심을 가져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했다.

"쿠르스크 작전 성공 바탕으로 휴전 다음 단계 결정"

푸틴은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가 기습 침공했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이 현재 완전히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전날 군복 차림으로 쿠르스크를 찾아 현지 러시아군 전투 사령부를 방문했다.

그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쿠르스크에서 완전히 고립된 상태"며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군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죽거나 아니면 생포되거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상황에서 휴전이 이뤄진다면 쿠르스크 등지에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분명해진다"면서 "전선의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우리는 전장의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다음 단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전선에서 빠르게 진격하는 상황을 고려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시간을 더 벌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군에 반격하고 있는 접경지 쿠르스크의 전투 사령부에 녹색 군복을 입고 방문해 전황을 보고 받고 있다. 2025.03.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방 기업들 러시아로 돌아오면 환영할 것"

푸틴은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면서 "서방 기업들의 복귀는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업들의) 복귀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닫혀 있지 않고 누구도 추방하지 않았으며 언제든 환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나 있는 틈을 타 시장을 점유한 기업들이 있다며 복귀한 기업에 특혜를 제공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정확히 어떤 나라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만약 미국과 러시아가 에너지 협력에 합의한다면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함께 구축할 수 있다면서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는 유럽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푸틴은 13일 밤 모스크바를 찾아온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이날 로시야1 TV 인터뷰에서 30일 휴전안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섣부른 행위"라며 미국 측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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