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경기 침체 심각한데 레미콘 파동까지 터지나
8번 만났지만 합의에 실패
오늘 9번째 협상에 나서
건설 현장 핵심 자재인 레미콘 단가 조정 문제를 두고 건설 업계와 레미콘 업계가 24일 9번째 협상에 나선다. 건설사 자재 구매 담당자 모임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전국 레미콘 수요의 50% 이상을 맡는 레미콘 수도권 업체 모임이 작년 11월부터 8번 만났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건설 업계는 현재 1㎥당 9만3700원(수도권 기준)인 단가를 3500원 내리자고 요구하고, 레미콘 업계는 오히려 1400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입장 차가 크다.
이번 가격 협상은 이례적으로 건설사 측인 건자회가 먼저 요청해 시작됐다. 이전까진 레미콘 업계가 인상안을 들고 나오면 양측이 인상률을 조정해 합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 경기가 장기 침체에다 원자재비 상승으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진 건설사들이 먼저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건자회 측은 “유연탄 값이 크게 떨어진 만큼 단가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연탄은 레미콘의 주재료 시멘트를 만드는 데 필수 원료다. 시멘트 생산 원가의 20~25%를 차지한다. 2020년 9만7700원이었던 유연탄(CFR 동북아 기준) 가격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23만4000원까지 급등했다가 작년 14만7000원으로 내려왔다. 레미콘 가격은 2020년 6만7700원에서, 2022년 8만300원, 작년 9만3700원으로 4년 새 38% 올랐다.
레미콘 업계에선 “폭등기에 상승 폭을 일부만 반영했고 인건비·운송비 등이 너무 많이 뛰어 오히려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건설 업계는 유연탄 가격이 가장 높이 치솟았던 시기 대비 하락 폭을 언급하지만, 4년간 40~50% 오른 사실은 외면한다”고 했다. 레미콘 업계는 시멘트 가격이 먼저 인하되지 않는 한 가격 인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멘트 업계는 “전기료 인상, 고환율로 유연탄 가격 하락 효과가 상쇄됐다”며 인하에 난색을 표한다. “레미콘 업계가 건설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시멘트 값 하락을 유도한다”는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건설·레미콘·시멘트 업계가 각자 입장만 고집하며 협상이 파국으로 치달으면 레미콘 납품 중단 같은 사태로 건설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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