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얘기 일리 있어…김도영 말고 당장 ML행? 쉽지 않아” KBO 명장이 말하고 싶은 ‘도전의 가치’[MD타이난]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2025. 2. 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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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롯데 자이언츠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그 말은 맞지. 일리가 있지.”

지난주 국내야구는 KIA 타이거즈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발 강정호(38)의 한 마디로 대단히 떠들썩했다.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했던 얘기를 그대로 반복했다. 김도영(22) 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KBO리그 토종 타자가 안 보인다고 했다.

김도영이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김도영에 대한 확실한 장래성 인정, 예비 FA 최대어 강백호(26, KT 위즈) 패싱 논란 등 무수히 많은 얘기가 나왔다. 일각에선 KBO리그 타자들의 좋은 성적이 수준이 높지 않은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만들어낸 것이라 객관적 평가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어쨌든 앞으로 10개 구단 젊은 타자들의 대단한 분전이 필요해 보인다.

궁금했다. KBO리그 최고 명장이자 베테랑 사령탑,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에게 강정호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김태형 감독은 18일(이하 한국시각) 대만 타이난 아시아태평양 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그 말은 맞을 수 있다. 일리 있다”라고 했다.

김도영이 향후 메이저리그에 갈 수 있는 타자라는 것도, 김도영 외에 메이저리그에 갈 타자가 안 보인다는 것을 동의한 셈이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갔다. 그래도 선수들의 메이저리그를 향한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고.

김태형 감독은 지난 12~13일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과의 연습경기를 지휘하면서, 대만의 실력이 많이 올라왔다고 지적했다. 이제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미 국가대표팀 6경기 맞대결 최근 성적이 2승4패로 열세다.

김태형 감독은 “대만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냥 (미국을)가버리잖아. 당장 메이저리그? 쉽지 않지. 여기는 싹수가 있다고 보내는 게 아니라, 그냥 가는 것이다. 이 선수들이 딱 보고 ‘야구 좀 한다’ 싶으면 도전을 해버린다. 승부하다가 안 되면 여기에 다시 올 수도 있고”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도전의 가치와 과정의 중요성을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사실 과정을 별로 안 따진다. 결과만 보니까”라고 했다. 어릴 때부터 마이너리그부터 노크해 적극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건, 정말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말이 딱 맞다. 그만큼 쉽지 않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일단 KBO리그에서 경험을 쌓고 좋은 성적을 내면 좀 더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가는 방법을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언제부턴가 고교 졸업 후 미국 무대에 도전하는 선수가 확 줄어들었다.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을 때 KBO리그 복귀 시 2년 유예조항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어떻게 하라고 강요할 사안은 아니다. 지금도 KBO리그를 거치지 않고 미국에 도전한 심준석(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최현일(LA 다저스) 등 유망주들이 있다. 이들이 설령 나중에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해도 도전 그 자체가 의미 있다.

이들에게 메이저리그행 확률이 떨어지니 도전하지 말라고 한다면, 한국야구의 경쟁력은 그만큼 올라갈 기회를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KBO리그에서 포스팅이나 FA 자격을 얻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도전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닌, 어떤 방식으로든 도전하는 그 과정을 통해 얻을 건 얻고 발전 동력을 삼을 부분은 삼아야 한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도 많다.

강정호./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 박승환 기자

김도영 말고 메이저리그에 당장 갈 타자가 없다는 강정호의 발언은 공감대를 샀다. 그렇다고 지금 KBO리그 타자들이 더 수준 높은 무대를 향한 도전을 두려워해선 개인도, KBO리그의 발전도 없다. 대다수 선수의 현실은 FA 대박이다. 그것도 좋지만, 야구의 가치가 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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