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 근로자 정신건강 살피는 AI

박정연 기자 2025. 2. 11. 12: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연구진이 감정노동 근로자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적 작업 부하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감정노동 근로자들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질병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AIST
콜센터 직원들을 표현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감정노동 근로자의 정신건강을 살피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 실제로 느끼는 감정과는 다른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감정적 작업 부하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감정노동 근로자들이 겪는 정신적, 신체적 질병 관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이의진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박은지 중앙대 교수, 제임스 디펜도프 미국 애크런대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근로자들의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정 노동자들의 감정적 작업 부하는 고용주가 요구는 정서 표현 규칙과 관련이 깊다. 특히 감정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에선 자신의 실제 감정을 억제하고 친절하게 응대해야 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근로자의 감정이나 심리적 상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기존 감정-탐지 인공지능 모델들은 주로 인간의 감정이 표정이나 목소리에 명백하게 드러나는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학습했다.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친절한 응대를 강요받는 감정 노동자들의 내적인 감정적 작업 부하를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로 여겨졌다.

모델 개발을 위해서는 현실을 충실히 반영한 고품질의 상담 시나리오 데이터셋 구축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현업에 종사 중인 감정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고객상담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일반적인 콜센터 고객에 대한 응대 시나리오를 개발해 31명의 상담사로부터 음성, 행동, 생체신호 등 다중 모달 센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특히 고객과 상담사의 음성 데이터로부터 총 176개의 음성특징을 추출했다. 음성 신호 처리를 통해서 시간, 주파수, 음조 등 다양한 종류의 음성특징을 추출했으며 대화 내용은 고객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 정서 표현 규칙으로 상담사의 억제된 감정 상태를 추정하기 위해 상담사로부터 수집된 생체신호로부터 추가적인 특징을 추출했다. 

감정적 작업 부하의 개념과 데이터 수집 시나리오. KAIST 제공

구체적으로  피부의 전기적 특성을 나타내는 피부 전도도(EDA) 13개의 특징, 뇌의 전기적 활성도를 측정하는 뇌파(EEG) 20개의 특징, 심전도(ECG,) 7개의 특징, 그 외 몸의 움직임, 체온 데이터로부터 12개의 특징을 추출했다. 총 228개의 특징을 추출해 9종의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 성능 비교 평가를 수행했다.

학습된 모델은 상담사가 감정적 작업 부하가 높은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을 87%의 정확도로 구분해 냈다. 기존 감정-탐지 모델에서 대상의 목소리가 성능 향상에 기여하는 주요한 요인이었지만 본인의 감정을 억누르고 친절함을 유지해야 하는 감정노동의 상황에서는 상담사의 목소리가 포함될 경우 오히려 모델의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이 밖에 고객의 목소리, 상담사의 피부 전도도 및 체온이 모델 성능 향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특징으로 밝혀졌다. 

이의진 교수는 "감정적 작업 부하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감정노동의 직무 환경 개선과 정신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며 "개발된 기술을 감정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과 연계하여 실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CM UbiComp’에 지난해 9월 게재됐다.

<참고 자료>
- doi.org/10.1145/3678593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