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날 밀어내다오”···최형우가 KIA 새 타자 위즈덤을 맞이하는 자세
최형우(42·KIA)는 지난 22일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면서 KIA의 새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에 대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KIA에 온 뒤 어쩌면 처음으로, 자신의 소망을 이뤄줄 수 있는 ‘구원자’가 되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KIA가 새로 영입한 위즈덤은 메이저리그에서 88홈런을 친 강타자다. KIA는 외인 타자 유형을 거의 처음으로 ‘거포형’으로 바꿨다. 3년 간 잘 친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작별할 만큼, KIA가 작심하고 교체한 터라 기대는 매우 크다.
그 기대는 KIA 못지 않게 최형우도 크다. 홈런왕 출신 최형우는 2017년 KIA에 입단한 이후 줄곧 4번 타자를 맡고 있다. 내려놓고 싶다고 대놓고 말한 지 몇 년 됐지만 최형우를 뛰어넘는 4번타자감이 나타나질 않았다. KIA가 줄곧 외인 타자로 중장거리형의 외야수를 선발하면서,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지명타자를 맡는 최형우는 매년 도돌이표처럼 4번 타자로 돌아간다.
KIA가 작심하고 영입한 거포형 외인 타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최형우를 ‘4번’에서 끌어내릴 최상의 후보다. 기대 중인 최형우는 동시에 또 혹시나 하는 우려 역시 갖고 있다. KBO리그에 ‘거포형’이라고 입성했던 외인 타자들이 그동안 보여준 극단의 모습 때문이다. 적응 기간을 거쳐 확 터지는 선수도 있지만 적응하기를 기다리기만 하다 결국 교체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KBO리그에 외인 홈런 타자 자체가 많지도 않았다. 지난 시즌에도 30홈런을 넘긴 외인 타자는 홈런왕 맷 데이비슨(NC)과 멜 로하스 주니어(KT), 오스틴 딘(LG·이상 32개)밖에 없었다. 그에 앞서도 최근 몇 년 간 외인 타자 중 러프(삼성), 로맥(SK) 정도를 제외하면 ‘거포’라 부를만한 타자는 거의 없었다.
거포형 타자가 KBO리그에 오자마자 자리를 잡기 어려운 것은 홈런을 치더라도 어느 정도 타율은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KIA도 4번 타자를 교체하려면 위즈덤이 그 요건을 충족해줘야 한다. 이범호 KIA 감독이 꼽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타점을 쓸어담는 해결사 능력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맞히는 능력을 기대하고 있다. 3번 타자 김도영을 보유하고 있는 KIA로서는 4번 타자가 클러치 상황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고 단순한 홈런 생산보다 어떻게든 타점을 수집하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4번 타자를 놓고 싶다면, 최형우가 느껴야 하는 ‘위기감’은 여기서 나온다.
최형우는 새 외국인 타자에 대해 “기대가 크다. 4번 자리를 가져가주면 좋겠다”면서도 “다만 내가 (리그에 처음 와서) 검증되지 않은 용병 타자들을 잘 믿지 않는다. 물론 그 선수(위즈덤)는 잘 해주길 바란다. 어정쩡하게 해서 내가 위(타순)로 올라갈 일 없게 해주길 바란다”고 웃었다.
최형우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국내 타자가 자신의 4번 자리를 대체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이야기해온 부분이기도 하다.
최형우는 “내 개인적인 건 둘째 치고, KIA가 더 발전하려면 나같은 사람은 잘 하든 못 하든 물러날 필요가 있다. 3년 전에 이미 물러났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 타자들이 중심타선에서 치면서 팀이 발전하지, 늙은이가 차지하고 있으면 안 된다. 그 생각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스스로를 ‘늙은이’라고 칭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각오도 돼 있다. 최형우는 “4번 타자도 물론 해야 되면 그냥 하면 된다. 하지만 새 외국인 타자가 엄청 잘 해서 4번을 맡으면 좋겠다. 타점은 4번에서든, 6번에서든 할 수 있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지난 시즌 전 1+1년 계약을 했던 최형우는 이 +1년을 올해 소화한다. 바로 지난해 리그 타점왕을 다툴 정도로 변함 없는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KIA가 4번 타자를 교체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형우는 “올해도 똑같다. 굳이 결과 신경쓰지 않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뛸 거다. 그러면 어떻게든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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