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혐의 尹, 헌정사 최초 현직 대통령 구속 기로(종합)
청구서 150여쪽 '범죄 중대성·재범 위험성' 적시
(과천·서울=뉴스1) 김기성 정재민 황두현 기자 =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헌정사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 심판대에 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비상계엄 태스크포스(TF장 이대환 수사3부장검사)는 17일 오후 5시 40분쯤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형법상 내란(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2·3 비상계엄' 선포 45일 만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본적으로 구속영장에 범죄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등이 들어간다"며 "청구서 등 제출 문서 분량은 총 150여쪽"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사전에 계엄을 모의하고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대규모 무장 군경을 투입하는 등 폭동을 일으키고 구체적으로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게 세 차례 걸쳐 출석을 요구했지만 모두 불응했고, 결국 두 번의 체포영장 집행 끝에 지난 15일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
공수처는 체포한 윤 대통령을 곧장 공수처 청사로 압송해 11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윤 대통령은 조사 내내 묵비권을 행사했고 조서 열람 및 날인을 하지 않은 채 구금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떠났다.
이후 윤 대통령은 16일부터 공수처 조사에 출석하지 않고 사흘째 구치소에 머물고 있다.
윤 대통령 측은 그간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편법으로 서울서부지법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며 불법 수사이자 부당한 체포영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대통령 측은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사실상 공수처의 직권남용 혐의 관련사건으로 내란죄를 수사할 수 있다고 보면서 서부지법에서 발부한 체포영장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미리 준비한 200여쪽이 넘는 질문지를 모두 소화하지 못했지만 윤 대통령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먼저 재판에 넘겨진 비상계엄 핵심 인물들의 공소장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직접 사전 모의하고 실행했으며 지휘까지 한 내란 행위의 정점이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지난해 3~4월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에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당시 대통령경호처장), 여인형·이진우·곽종근 사령관(모두 구속 기소)과 만나 여소야대 정국 등에 불만을 쏟아냈고 "비상대권밖에 방법이 없다. 군이 나서야 하지 않냐"며 계엄을 암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김 전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정국 상황을 두고 "이게 나라냐. 국회가 패악질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무렵 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를 대비해 계엄 선포문, 대국민 담화문, 계엄포고령 준비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은 야당 주도의 예산 삭감 등 정국이 더욱 불리해지자 지난해 12월 김 전 장관에게 "지금 비상계엄을 하면 병력 동원을 어떻게 할 수 있냐"는 등 보다 구체적으로 계엄 실행 방법을 물었고 김 전 장관이 준비한 계엄 선포문 등 문건들을 확인한 후 직접 승인했다.
계엄 선포 4시간 전 윤 대통령은 조지호 경찰청장·김봉식 서울경찰청장(구속 기소)을 삼청동 안가로 불러 "종북좌파 세력 때문에 나라가 혼란스럽다. 오늘 밤 비상계엄을 선포해야겠다"고 말했다. 같은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두 사람에게 계엄군이 점령할 대상 지역이 적시된 문서를 나눠주고 협조를 주문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직전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10명을 소집해 계엄 반대 주장에도 불구하고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가 거덜 난다. 더 이상 계획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 뒤 계엄을 강행했다. 그리고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국회 관련 자금을 완전 차단하고 국가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내용의 쪽지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 이후 국회 본회의장에 국회의원들이 집결하던 지난해 12월 4일 오전 0~1시쯤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전화해 국회 진입 상황을 묻고는 "아직도 못 들어갔나.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고 지시했다.
또 본회의장에 모인 국회의원 수가 계엄 해제요구안 의결 정족수에 가까워지자 다시 이 사령관에게 전화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고 지시했다. 비슷한 시각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도 전화해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라고 명령했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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