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팜도 군침' 17조 조현병 시장…국산신약은 어디까지

정기종 기자 2025. 1. 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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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BMS 등 20조 규모 투자해 관련 파이프라인 확보…차세대 블록버스터 후보 낙점
年 5.8% 성장률로 2030년 17조 시장 전망…얀센 '인베가 서스티나' 연간 9조원대 매출
SK바팜·비보존제약 등 중추신경계 질환 특화 국내사 신약 후보도 개발 잰걸음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조현병 치료제 확보전에 속도가 실리고 있다. 최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와 존슨앤존슨(J&J)이 나란히 20조원 규모를 투자해 관련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며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오는 2030년 17조원 이상의 시장 규모가 전망되는 만큼, 국내 역시 중추신경계에 특화된 기업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J&J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제 전문 개발사인 인트라셀룰러 테라피스를 약 146억달러(약 21조원)에 인수했다. 해당 계약은 제약·바이오 최대 투자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첫 날 도출된 '빅딜'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인트라셀룰러 인수를 통해 J&J는 조현병·양극성 우울증 치료제 '카플리타'(성분명: 루마테페론)를 확보하게 됐다. 카플리타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경구용 조현병 치료제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로 지난해 분기 매출 2000억원을 넘어선 대형 품목이다. J&J는 향후 카플리타의 연간 최대 매출액이 50억달러(약 7조2600억원)를 넘어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엔 BMS가 140억달러(약 20조3000억원)를 들여 미국 카루나 테라퓨틱스를 인수했다. 카루나는 지난해 9월 미국 FDA로부터 허가받은 조현병 신약 '코벤파이'의 개발사다.

코벤파이는 FDA로부터 30년만에 새로운 기전의 조현병 치료제로 승인받은 점이 주목받는다. 조현병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도파민 과잉을 조절하는 기전이 특징으로 임상 3상을 통해 이르면 2주 만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클래리베이트는 혁신적 기전을 앞세운 코벤파이가 2030년 16억달러(약 2조3000억원)의 매출액을 거두는 품목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병은 망상과 환청, 언어·행동 와해 등의 증상을 동반해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정신 질환이다. 과거 '정신분열증'이란 병명으로 불렸지만, 해당 명칭이 사회적 이질감과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2011년 개명됐다.

조현병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다만 뇌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지며, 생물학·유전적 원인과 스트레스 등 심리학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인의 질병 중 하나로 떠오른 상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2년 75억8000만달러(약 11조원)이었던 전 세계 조현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연평균 5.8%씩 성장해 오는 2030년 119억764만달러(약 17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매출액이 높은 조현병 치료제는 얀센 '인베가 서스티나'로 2023년 약 9조4700억원을 거둬들였다.

유망 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사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뇌와 관련된 중추신경계 질환인 만큼, 해당 분야 대표적 성과를 거둔 SK바이오팜과 비보존제약 등이 눈에 띈다.

지난달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로 38호 국산신약을 배출한 비보존제약은 그룹 차원에서 조현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어나프라주 후속 파이프라인인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VVZ-2471'(임상 2상)과 퇴행성 뇌 질환 등 3가지 타깃에 작용하는 'VVZ-3416'에 이은 차세대 파이프라인이다. 연내 비임상 연구를 거쳐 내년 임상 1상에 진입을 계획 중이다.

독자 개발한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허가에 성공한 SK바이오팜 역시 차세대 파이프라인 중 하나로 조현병 치료제 'SKL20540'을 개발 중이다. 국내 1상 완료 이후 지난 2021년 중국 이그니스 테라퓨틱스에 세노바메이트, 카리스바메이트, 솔리암페톨 등 회사 주요 파이프라인 등과 함께 패키지로 현지 개발·상업화 권리를 기술이전 된 상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해당 지역 외 개발 권리는 회사가 보유한 상태로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이며, 이외 지역에 대한 기술수출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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